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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Jan 13. 2021

해야 할 일

박물관 안에는 도서관이 있다. 난 도서관지기이다. 사서는 아니다. 사서의 역할은 아니다. 직원으로 도서관을 관리할 뿐이다. 우리 도서관 봉사자 면면을 보면 퇴직한 사서님이 많으시다. 현직 대학교 도서관장이신 분들도 계시다. 도서관운영위윈회도 결성했고 그 안에 나도 속한다. 난 위원회에 도서관 서가 배치부터 봉사자 시간 배치 등 도서관에 대한 모든 것들을 맡겼고 지금도 맡긴다. 위원회는 새책도 선별한다. 각자 가 계시는 도서관에서 구입하는 책의 리스트와 내방객들의 희망도서를 가지고 위원회가 회의를 했고 박물관 도서관 성격에 맞는 역사서, 미술서 등 인문학 책 위주로 구매를 했다. 현재 우리 도서관에 가장 많은 책들 중 점점 비율이 높아지는 것이 900(역사, 한국십진분류표 KDC 기준) 책들과 600(예술) 책들 그리고 300(사회과학) 책들이 늘고 있다. 또한 청소년 도서도 꾸준하게 구매를 했다. 내가 그리고 쓴 책은 사지 않았다. 사실 사고 싶었는데 괜한 조심성과 소심함에 사지 않았다. 대신 내 책을 내준 출판사의 책이랑 나를 이끌어준 출판사의 책은 내가 수시로 추천을 했다. 물론 운영위원회에서 통과가 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도서관은 대출이 되지 않는다. 내방해서 책을 보는 것만 허용한다. 지역 주민들이 많이 와서 책을 읽는다. 주말에는 아빠와 엄마, 언니, 형, 동생이 와서 가족이 한 테이블을 차지하고 독서를 한다. 매일 오는 분들이 늘어났다. 소문이 났는지 리포트를 쓰러 오는 분들도 있다. 5000권이 넘는 특화된 도서는 타 기관의 도서관보다 다른 전문성을 주는 듯했다. 앞으로 5000권을 더 채우는 것이 내 일이다. 다 채워지면 적어도 역사와 예술 그리고 사회과학에 더 특화된 도서관이 될 것이다. 도서관이 박물관 휴관으로 인해 문을 닫았다. 봉사자분들도 못 들어오신다. 새로 들어온 책들이 도서관에 쌓여있다. 내가 정리를 하려 했다. 그런데 자꾸 미루게 되었다. 그리고 핑계를 댔다. 내가 정리하면 잘 못 정리해서 나중에 손이 더 갈 거라고 생각을 했다. 맞는 말이기도 하다. 아니 맞는 말이다. 그냥 깨끗하게 모아놓기만 해야겠다. 봉사자들이 보고 싶다. 매일 인사를 통해 책 이야기를 많이 했다. 나 스스로 그분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 책도 더 읽기도 했다. 휴관기간 중 몇 권의 책을 읽고 있다.

 

박물관의 상반기 가장 큰 전시는 불교미술 전시이다. 이 전시를 위해 현대 작가들이 불교에 대한 생각을 새로 작품을 만든다. 미술위원회와 박물관 학예사들은 부지런히 작가들을 만나고 작품에 대한 방향성과 진척 상황을 체크한다.

이슈가 생겼다. 화엄사의 국보인 탱화를 들여오는 문제로 이견이 복잡하고 전시가 큰 만큼 여러 업체들이 제안서를 들고 들어왔다. 저마다의 이해관계 때문에 외주를 주네 마네로 아직까지 복잡하다. 외주를 다 주면 내가 또 그렇다고 편하지는 않다. 관리해줘야 하고 자료 만들어 줘야 하고 디자인 방향 다 잡아줘야 하고, 업체 사무실 가서 앉아 있어야 하고... 아예 내가 다른 사업 때문에 배제가 되면 신경 써야 할 일은 줄어들지만 소외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외주를 주면 확실히 좋은 점은 전시 설치기간에 사진 촬영이 이루어질 거고 늦더라도 전시 오픈을 한 지 10일 안에 도록까지 다 나올 것이고 그러면 판매도 가능해질 것이고, 내가 모든 디자인을 다 하면 분명 전시 기간 마지막에 나올 것이고 그러면 다른 교육프로그램이나 다른 디자인에 과부하가 걸린다는 것이고...

어떤 식으로 전개가 될까? 내가 준비해야 할 시간은 점 점 줄고 있다. 불교 공부를 해야 하는데.... 그런데 내가 회의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불교미술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파마가 이제 자연스럽게 되었다. #도서관가면 #맨처음 #하는  #습관 #우리가손잡으면 #찾기 #일러스트 #그림책 #아우야요 #은근슬쩍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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