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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Mar 05. 2021

고집?

지난 일요일 출근부터 오늘까지 정말 전세계에서 내가 제일 바빴다.
지난번 옥천으로 뵈러 간 작가님의 작품은 색채의 향연이라고 해야 하나? 엄청난 색감과 무한한 의미를 담은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신기한 이야기를 스스로가 만들어 갈 수 있게 했다.

작가님 처음 뵌날 작가님은 자신이 함께하는 분과 도록을 만들고 싶어 하셨다. 난 우리가 만든 형식에만 맞으면 괜찮다고 전해드리고 나머지 홍보물만 우리가 아니 내가 만들어 드리면 되었다.
포스터를 만들어 잡지 광고에 나가려 했다. 이미 모든 시안 중 하나의 포스터가 컨펌되고 작가도 좋다고 하여 잡지사에 최종 파일을 넘기는 와중에 작가가 전시 제목을 바꾸었다. 잡지사에 양해를 구하고 다시 포스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도록을 만드는 업체에 우리 판형과 우리의 규칙, ISBN 등 판권을 넘겼는데 일요일 오후에 인쇄를 하겠다고 PDF 파일을 보내왔다.
난 순간 바빠졌다. 아무 생각 없었는데 지금 이대로 인쇄를 하면 사고나 마찬가지였다.
도록 인쇄를 스톱시키고 판 배열부터 도록 업체와 다시 협의를 해서 겨우 판형과 배열을 맞추었다. 표지도 또한 만들어지지 않아서 그냥 백지에 내가 만든 레터링만 얹혀서 인쇄를 하기로 결정이 되었다.
이미 완성된 포스터를 만들려 하니 새로 그림을 그린 작품으로 대치해야 한다고 작가님께서 주장을 하셔서 다시 포스터 및 모든 홍보물 디자인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전시가 시작되기 전 작품 배치를 시작하였다. 작가님께서는 빨깐벽돌에 붙는 게 싫다고 하셨다. 결국 하얀 판을 깔고 작품을 걸었다. 우리는 작품을 배치할 때 박물관의 공간에 어울리게 작품을 배치한다. 작가님께서 그 틀을 깨셨다. 우리는 여기를 주장하고 작가님은 저기를 주장하고, 작가님을 이길 수 없다. 결국 작가님 배치대로 쭈욱 나열이 되었다.
작가님은 다 거치가 된 후 감격해하셨다. 지인들을 모시고 작품 설명을 하면서 행복해하셨다.
난 열심히 사진으로 기록을 남겼지만...

나도 어느 정도의 고집이 있지만 작가님처럼 자기애가 강한 작가님 오랜만에 뵌다.
오늘 나를 보며 웃으시는 작가님께 인사를 드렸다. 작가님은 언제 막걸리 먹냐고 물으셨다. 난 웃기만 했다.

오늘따라 무슨 일인지 나라의 높으신 분들이 찾아오신다. 피해 다니기 바쁘다. ㅎㅎㅎ

지금 표현한 그림은 박물관의 전망대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은 경당과 도서관을 가는 중간에 있다. 여기서 보면 현재 하고 있는 작가님의 작품의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그리고 지하 3층 하늘광장도 보인다. 앞에 보이는 동그라미 작품은 숯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현대불교미술전이 4월 초에 시작이 되면 당분간 수장고로 들어간다. 아주 박물관 공간에 잘 어울리는 조형미술이다. 다시 수장고에서 나올 날을 미리 기다려 본다.

술을 마시지 않으니 밤마다 시간이 많아서 그림만 그린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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