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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Mar 18. 2021

하늘광장

서울의 명문대를 많이 보내던 전통 있는 학원이 있었다.  학원이 몇 해 전 헐렸다. 그리고 몇 해를 지나 지금 공사가 한창이다.

건물이 완성이 되면 공원에서 보이던 우리나라 최초의 성당인 약현성당의 고즈넉함이 가려질 듯싶다.

그리고 지금 연일 바닥 다지는 작업을 한다. '쿵쿵쿵!' 그 진동은 바로 앞 사무실로 전달이 된다. 그리고 그 공사현장과 가장 가까운 내 자리는 의자가 들썩 거릴 정도로 흔들린다. 머리가 울리고 구역질이 난다. 이건 정식으로 항의를 해야 했다. 그들은 소음 측정기를 가지고 와서 측정을 했다. 그리고 아무 댓구도 없이 지금도 '쿵쿵쿵!'

머리가 아프다.

 

불교 현대미술전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개막이 되면 이 전시 준비에 대해 쓰려고 했다.

어느 날 불교 미술에 대해 공부를 한참 하고 있었다. 위원 회분들 중 한 분이 디자인 업체를 소개해주고 그 업체와 일을 하네 마네 하더니 그냥 그 업체랑 하게 되었다. 난 뭐 난감하긴 했지만 회사의 결정이니 다른 전시와 내부 일에 더 집중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디자인 시안이 왔다.

그리고 업체에서 찾아왔다.

디자인 시안이라 잠시 참석을 했다. 시안을 보여주는데 그냥 복사기에 복사한 디자인을 들고 왔다.

제대로 된 디자인을 보고 싶으면 우리 보고 인쇄소 가서 직접 뽑으라 했다. 미술위원 회분은 아무 말 안 했다.

.................................

............................

................

.......

...

이 점들은 욕이다. ㅡㅡ

 

결국 지금까지 어떠한 시안도 통과되지 않았다.

어느 날 윗분들이 나보고 뭐하냐고 물으신다. 좀 아이디어를 내어서 그들이 잘 뽑게 해 달라고.... 한번 우리가 직접 뽑은 업체였으면 어떻게든지 만들어 갔을 텐데.... 그리고 난 이 전시에 대한 더 이상 회의도 참석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 또 다른 시안이 도착했다. 또 나에게 도움을 청했다.  

 

결국 점심도 안 먹고 혼자 그들의 시안을 디벨롭(develop 이게 맞나?)시키려고 이리저리 그려보고 빼주고 했는데....

그냥 아무 일 없듯이 그들의 시안이 그냥 간다고 정해진듯하다.

이대로 가면 안되는데... 모르겠다.

내가 어찌해야 할지....

디자이너들은 남의 디자인 함부로 판단 안 한다~~~~~~~~~~~~~~

 

스트레스가 올라왔다. 그래도 나에게는 두 팔 벌려 하늘을 보고 한숨을 쉴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박물관 지하 3층에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는 사방이 빨간 벽돌 광장이 있다. 바닥도 벽돌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44개의 침목(버려진 철도의 나무로 만들어진 작품)이 버티고 서있다. 그리고 왼쪽에는 성남에서 노숙자들을 위해 한평생을 봉사하시는 이방인이 영웅의 모습으로 서있다.

여기는 SNS 성지이다. 사진 맛집인 것이다. 인별그램에 검색하면 수많은 사람의 엄청난 사진이 쏟아진다.

하지만 난 나만 그렸다. 나 혼자만의 공간인 것처럼 말이다.

난 팔 들어 하늘을 본다~~~~~~~~~~~

누워볼까나?


퇴근 무렵 하늘광장의 그림자는 우에서 좌로 흐른다. 그런데 내 키를 너무 크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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