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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Apr 14. 2021

오랜만에 글을 쓴다.

나이가 들면서 디자인 알바는 하지 않았다. 퇴근 후 밤늦은 시간에 업체와 통화하며 일을 하는 게 싫었다. 대신 그림 알바는 엄청 좋아했다. 지금도 많이 많이 환영한다. 작가의 영역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래된 절친의 부탁으로 밤마다 블록 쌓는 디자인 알바를 했다.

그리고 낮에는 항상 네버 결코 영원히 끝나지 않을 회사일에 매진했다. 근 한 달 가까이 쉬는 날도 반납하고 회사에 출근을 했다.

'현대불교미술전'

이제 전시 개막을 했다. 그래서 내일부터 그동안 못 쉰 날들을 계산해서 쉰다. 정말 쉴 수 있을까?

모르겠다. 어디를 놀러 갈까?

어디 갈 곳이 없다.

집에서 오랜만에 밀린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내 사랑 웹툰을 볼 예정이다.

 

지난 몇 주 동안 있었던 일을 얘기해보겠다.

 

전시 준비....

...

...

...

...

...

... 무척 힘들었다.

...

...

...

...

...

 

끝인가?

 

사실 이제 새로 시작해야 한다.

새로 공부를 해야 한다.

불교 사상 '공'에 대해 다시 공부를 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외주 업체에서 만든 디자인들이 촉박한 시간에 의해 전시 개막까지 쓰였다.


하지만 많은 자료들이 폐기가 되었다.

박물관 아이덴티티[identity]에 맞게 도록을 다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부담이다.

미술위원회에서 모셔온 디자인 업체는 우리나라 전시디자인 업체 중에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업체이다.

그런데  업체에서 만든 모든 것이 우리들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니 높으신 분들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다시 만들어야 한다.

일단 이번 주는 좀 쉬고 다음 주부터 다시 현대불교미술전 거의 석 달 동안 열린 이 전시회의 마침표를 만들어야 한다.

 

사실 이 업체 잘한다.

그리고 그만큼의 자존심도 있고 배포도 있는 회사다.

처음에 시안 가지고 올 때 제대로 인쇄물처럼 뽑아오는 성의만 보였어도....

처음에 소개해준 분들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학예사들에게 진심 있게 다가왔어도...

처음에 아이덴티티[identity]에 맞게 박물관이 어떠한 디자인을 해왔었고 어떠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방객들을 맞이 했는지만이라도 파악했었어도...

물론 우리의 잘못도 크다. 우리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을 했어야 했다.

 

나 나름대로 러프 스케치를 해본다.

분명 이미 메인 포스터와 메인 디자인은 업체에서 한 것이 이미 보도자료로 배포가 되었다.

하지만 폐기된 도록과 나머지 자료를 만들기 위해

난 스케치를 해보고 나만의 '공'사상에 대해 공부를 한다.


난 ‘공空‘에 고민을 한다. 한글로 ‘공’이라고 쓰고 空을 서브로 넣었다. 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빗질을 그림자로 넣고 싶었다. 거친 바닥을 정리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더 공부를 해서 좋은 디자인 끌어내야겠다. 이건 러프 스케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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