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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Dec 20. 2021

낮술이나 한잔 할까?

오늘은 쉬는 날이다. 우리 박물관은 월요일이 휴관일이다. 그리고 1년 중 또 다른 정식 휴관일은 3일이 있다. 1월 1일 그리고 민족설인 설날, 추석 당일 딱 3일을 공식적으로 쉰다. 그리고 매주 쉬는 월요일!(주중에 화요일 빼고 하루를 쉰다. 토요일 쉴 수도 있고 일요일 쉴 수도 있고 평일에 쉴 수도 있고 화요일은 전직원이 모여서 회의를 하던 뭘 하던 전체 출근날이다. 그런데 안 좋다. 화요일 출근으로 인해 연속해서 쉬는 날이 일요일 월요일 이렇게 밖에 없다. 직원들 좀 배려해주면 안 되나?)

좀 더 자야 하는데… 일어났다.

속옷과 겉옷을 분리해서 세탁기를 돌렸다. 속옷용 세제를 넣고 알뜰 삶음으로 돌렸다. 2시간이라는 시간이 나왔다.

화장실을 가서 이를 닦고 주변을 보았다. 샤워기 들고 물을 튼 후 주변을 한번 헹군 후 세제를 뿌렸다. 그리고 솔질을 했다. 쓱~ 쓱~~~~~ 쓱쓱쓱

변기 뚜껑도 세면대도 하수구 구멍의 뚜껑도 열고 구석구석… 한참을 쓱쓱 거리니 허리가 아프다.

말끔하게 헹군 후 다시 한번 쓱쓱!

또 헹군 후 거실 창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 청소기를 들고 구석구석 지이이잉!

침대 위 이불도 털고 청소기 바꿔서 지이이잉!

빨래가 다 되었다고 말을 걸어왔다. 바로 내와서 털털 널었다.

그리고 이제 겉옷 빨래….


며칠 전 박물관에서 가장 가까운 서울로 진입로를 그리려고  했다. 박물관 찾아오는 관람객들이 길을 자주 물어보기 때문이다.

횡단보도를 건너서 좀 만 가면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잘 못 찾는다.

그래서 안내한 김에 스케치를 했다. 하지만 너무 추워서 전체적인 레이아웃만 잡고 사진을 찍은 후 철수했다.

이제 당분간 길바닥 그림은 ….

아무튼 지금 그리고 있다. 현장에서 본 스케치와 사진이 너무 다르다.

상상에 상상을 더해서 그림을 어느 정도 그리다가 빨래가 다 되었다는 소리에 다시 널고 온 집안 창문을 다 오픈한 후 작업방 문만 꼭꼭 닫은 후 다시 그렸다.


이제 뭐하지?

정조 대왕이 만든 시장에 가서 순댓국에 막걸리 한잔을 할까?

아니면 지난여름에 먹다 남은 고구마순 김치에 고춧가루 넣고 냉동실에 있던 조기를 넣어 무랑 같이 졸여 밥을 먹을까?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침대 위에 올라가 이불을 덮는다.

모르겠다.

10분만 꼼지락 거리다가 움직여야지… ㅎ

스케치하다가 손가락 얼어서 떨어지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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