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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Feb 21. 2023

의자 나르기 달인

어제의 과음 때문인지 나 스스로가 일이 재미없어서 인지 하루종일 의욕이 없다

지난주, 지지난주부터 박물관은 구청으로부터 실적보고서를 보고하라는 통보에 의해 열심히 만들고 있다.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돌에 개구리가 놀라듯 우리는 그냥 미친 듯이 보고서를 만들었다.

오늘도 모두 모여 보고서에 대한 회의를 했다.

귀찮고 재미가 하나도 없다. 밤늦게 까지 그동안 보고서 작성을 위해 골머리 쓰고 쉬는 날 나와서 작성하고 밥 먹는 시간 아껴서 작성하고, 그런데 이건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보고서인가?

목적에 대한 달성률은 누가 정하는가?

잘 모르겠다. 그냥 재미가 없다.

모든 직원들이 매달려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모두가 날카로워있고 모두가 피곤하다.


그리고 이번주 또 박물관에는 행사가 있다.

난 어느 날부터 의자 나르는 달인이 되어 있다.

행사가 너무 많아 의자를 대여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 높게 앉아 계신 수뇌부들이 의자를 사서 알바를 쓰자고 합의를 했다고 했다.

난 의자 안 사고 그냥 대여하기를 원했다.

지난 행사에 아르바이트생을 뽑았다. 3명을 뽑는데 300명이 넘게 지원을 했다.

힘세고 일머리 있어 보이는 분들로 뽑았다.

그런데 의자를 내가 아니 전 직원이 날랐다. 왜냐하면 아르바이트생이 아무 연락도 없이 안 왔다.


이번주 행사 때문에 본부장님 방에서 큰소리가 나왔다. 귀를 기울였다. 직원들이 그냥 의자 나르자는 이야기와 아르바이트생 뽑자는 이야기가 대립을 이뤘다.

그냥 저 의자들 당근마켓에 팔았으면 좋겠다.

난 의자를 나르기 위해 박물관에 오지 않았다.

어쩌다 한번? 좋다, 그런데 그게 그냥 내가 해야 할 일이 되었다.

남자직원이 없다고 집중해서 일하려 하면 전화해서 짐 날라라....

짐 나르다 보면 이것도 날라라...

당근마켓에 의자도 팔고 나도 다른 회사에 팔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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