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가 있어. 그는 소심하면서도 남에게 손 내미는 걸 무척 꺼려하는 친구지.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 고집이 좀 있어서 한번 앉으면 다 해내려고 하는 미련곰탱이 같은 녀석이야. 하지만 얼굴이 잘생겼어. 키도 크고 요즘 아이들처럼 쭉쭉이야! 요즘은 나보다 더 잘 먹고 게임도 아주 잘해.
벌써 이 놈이 수능을 쳤네! 시험 잘 봤냐고 묻지는 않았어. 공부는 지지리 못하거든 ㅎㅎㅎ
이 그림의 제목은 <건우야 심심해?>라는 이야기야. 오랫동안 관찰한 조카를 보고 이야기를 만들었지. 이름이 건우냐고? 아니 지 이름 쓰면 "삼촌~" 하면서 저작권이 어쩌네, 용돈 줘야 하네! 하면서 집요하게 따라다녔을지도 몰라.
이 그림 그릴 때 행복했어. 난 참 바보같이 살아. 내일을 위한 준비도 없이 그냥 무조건 좋아하는 일 하는 거 같아. 한량이지. 말이 씨가 된다는 말 있잖아?
예전 나보다 조금 덜 가진 분들의 재활을 위해, 그들의 자녀를 돌봐주는 봉사를 한 적이 있어.
그때 어떤 분이 나보고 돈 벌 생각 안 하고 시간 낭비한다고 한량이라고 했거든.
그런데 그 말이 난 이상하게 좋았다? 그래서 지금 한량인가?
암튼 조카를 보면서 아무 생각 없이 그림책으로 출간할 마음도 없이 그냥 이야기를 쓰고 그린 거야.
지금 다시 보니 아주 재밌어. 그림은 엄청 순수하고 재밌는 시도도 하면서 그린 이야기야. 조카가 이제 벌써 수능을 보고 삼촌에게 어른의 행동들을 배우려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수고했다'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 그림을 꺼냈어!
"조카, 수고했다!"
저 고양이는 장수를 했어.
돼지같이 살만 뒤룩뒤룩 찌고 내가 가서 잠들면 내가 쓴 이불에 오줌 싸고... 나 먹을 것도 잘 챙겨주고 일부러 아는 체도 안 하고 귀찮게 안 했는데, 왜 나만 미워하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가 여기 출연시켜 줄 정도로 가족으로 인정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