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우야요 Dec 18. 2019

일상 속 박물관을 그리다.

엄마 아빠의 어깨....

오래전 일이다.

아빠와 엄마는 방앗간을 하셨다.

항상 두 분은 같은 자리에서 떡을 만드시고 같은 자리에서 밥도 드시고 어느 날은 같은 자리에서 잠도 주무셨다.

정말 바쁘게 사셨던 두 분....

어느 날 두 분은 기분이 좋으셨는지 동네 상인들과 한잔을 하시고

누런 봉투에 기름이 흐르는 옛날통닭을 사 오셨다. 나와 누나 둘, 그리고 여동생은 집에 계시는 할머니 생각도 않고

서로 다리를 먹네 날개를 먹네 하면서 순식간에 한 마리를 해치우고 모자람에 아쉬워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아빠 엄마의 고단한 어깨를 보게 된다.

두 분은 어깨를 주무르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500원이라는 큰 용돈을 주셨고 우리는 서로 하겠다고 싸웠다.


그 어릴 적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축 처진 어깨....


현재 박물관에는 우리 엄마 아빠의 어깨를 닮은 어머니상이 있다.

그 어머니 상은 항상 옆모습으로 서있다.

앞모습은 정말 아름다운데 관람객이 처음 만나는 모습은 옆모습이다.

작가에게 직접 들은 건 아니지만

학예사 말에 의하면 어머니상이 옆모습으로 있는 건 작가는

이 어머니 상의 옆모습... 이 어깨가 좋단다.

어머님상은 로마에 있는 정확히 말하면 바티칸시티에 있는 미켈란젤로가 만들었나? 암튼 그 피에타상의 예수를 안고 있다.


옆모습의 어머니 상 어깨는 처져있다.

나는 그 축 처진 어깨를 보며 무언가 슬픔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오후에 난 관람객들에게

이어머니 상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었다.


#일상속박물관그리기 #아우야요 #낙서 #일러스트 #auyayo #illust #doodle #museum #박물관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 속 박물관 그리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