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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우야요 Dec 25. 2019

일상 속 박물관 그리기

방학기간이다. 박물관에 학생들이 많다.
박물관의 꽃은 전시이다. 그리도 또 다른 꽃이 있다.
교육이다. 문화에 맞게 박물관 특성에 맞게 교육을 한다.
지금 방학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많다.
주말 오전은 박물관 그림을 그리기 위한 초등생들이 박물관 곳곳을 누비며 그릴 것들을 찾는다.
오후에는 중고생들이 박물관 특성에 맞는 지역의 역사에 대해 교육을 듣는다.
  학생들을 위해 카메라로 그들의 모습 포즈 등을 담는다.
언젠가 나올 소식지, 혹은 여러 가지 SNS 쓰일지도 모르기 때문에 
교육  미리 사전에 공지를 한다. 아이들은 시끄럽게 떠들면서 다니기도 하고 
넋 놓고 있다가 전시물에 부딪히기도 하고



눈이 오길 바란다.
개관하고 지하의 광장에 갔을 때 이곳에 비가 오면 정말 예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지며 후기를 보고 짐벌을 찾았다.
2 3 잘 몰라(잘 모르다기보다 직장인이라 주머니 사정에 맞는 제품을 찾다 보니...) 가격이   저렴한 2축을 샀다.
그런데 사용해보고 다시 3축을 샀다.
맨날 인터넷으로 상품을 주문하면서 하는 .... “술 한잔  먹지 !”
“술안주를  싼 거 먹지 !” “술을 사다가 집에서 먹지 !”
과소비를 하면 가장 만만한 게 술이다.
각설하고 일기예보를 듣고 짐벌을 가져온 날은 비가 와도 만족하게 안 오고
안 가져온 날은 비가 아주 예쁘게 오고
그러다 다른 용도를 가져온 날 비가 아주 소리까지 예쁘게 왔다.
 장면을 찍으면서 만족해하고 행복해하고....
이제 눈을 기다린다.
내가 휴무인 날만 눈이 온다. 그래도 이제 겨울이 시작되어서  겨울 아주 예쁘고 행복한 눈을 만나겠지....



박물관 안에는 도서관이 있다.
 도서관은 예쁘다. 디자인적으로 유명한 인테리어 업체가 예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실용적이지는 않다.
책꽂이를 감각적으로 만들려 했지만
예쁜 책꽂이 때문에 책을 종류별로 정리하기  힘들다.
어쩌면 동네 작은 성당이나 교회의 도서관이었으면 정말 이뻤을 것이다.
아니면 북카페였다면....
그런데 엄연히 공공건물 안의 공공도서관이다.
디자인에 대해 고민해본다.
예쁜 디자인, 그리고 투박하지만 실용적인 디자인!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디자이너는 경험이 쌓일수록 예쁘게 디자인하는 것보다 쉽게 남들이 접근하는 디자인으로 바뀌는 거 같다.
이유는 초년생 디자이너들은 정말 화려하고 예쁘게 보이려 해서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에 대한 용도보다는 자신의 미적 감각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한다.
디자인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데 편리함을 더해주는  하나의 인생이라는 것을....
디자이너가 예술작품처럼 만들려면 예술가로 살아가야 한다.
디자이너는 예술가가 아닌 일상의 편리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그냥 우리들이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박물관을 열었다.
하지만 봉사자들이 안 계신다. 지난번 함께 일하시는 과장님과 상의한 끝에 
직원들이 크리스마스에는 도서관을 지키고 봉사자들은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에 혼자 집에 있을  짝지에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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