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시를 준비한다.
얼마 전 학예실장님께서 나에게 회의하자고 제안을 하셨다.
많은 자료와 함께 초대기획전에 대한 작가의 작품 리스트와 앞으로의 전시 방향등을 다양하게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많은 작가들의 작품 활동도 위축이 되었지만.... 그나마 우리 박물관의 갤러리는 작가들에게 열려있다.
이번 전시의 콘셉트는 공간과 공간의 이동안에 도시의 산책자 플라뇌르 Flâneur, 좀 어려운 말인데 프랑스어라 한다. 플라뇌르는 ‘도시를 한가하게 거닐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한량'을 프랑스의 상징주의 문인 보들레르가 새 의미를 부여해서인지 미술계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다. 그냥 프랑스어로 말해서 유식해 보이지만 한국말로 방랑자, 한량 뭐 그렇게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 이 작품은 관람객도 작품의 일부가 된다. 즉 작품을 보는 관람객은 또 한 명의 플라뇌르가 되어 작품 안의 시대상과 현재의 시대상을 넘나드는 시공간을 체험하고 그 자체를 보는 설치 미술작품이다.
작품이 정말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다.
난 이 작품들이 더 관람객에게 잘 보이고 돋보이게 하기 위해 전시장 안과 작품의 연결선을 찾고 그 안에서 디자인을 했다.
설치미술이기 때문에 인트로 진입 부분부터 설치 미술로 디자인을 잡고 작품의 포스터와 리플릿 등의 색이 더 작품 안에 녹아들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플라뇌르들의 동선을 디자인 안에 풀어보았다.
전시 오픈을 하는 날 작가님께서 한마디 하신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정말 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 작가님의 작품이 워낙 훌륭해서 모든 시각적인 부분의 디자인이 잘 나왔다고 작가님 최고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전시는 일반인들에게 보일지 아닐지 잘 모르겠다.
코로나 19에 의해 박물관이 문을 닫고 있는데 다음 주에 바이러스가 물러나서 극적으로 박물관을 열면 20여 일을 일반 관람객에게 보여줄 수 있고, 전시기간 동안 박물관이 문을 못 열면 작가님도 아쉽고 우리도 아쉽게 된다.
그래도 박물관은 언제 어느 순간 다시 열 수도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전시를 준비한다.
박물관이 정식으로 일반인들에게 선보인 지 1년 하고 2개월이 되었다.
난 박물관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1년이 넘도록 휴관을 코로나 19 때문에 3번 했다. 하지만 지금 박물관은 아픔과 고통을 잊고 새로운 모습으로 부활을 한다. 난 스포츠를 좋아한다. 특히 야구 보는걸 무척 좋아한다. 얼마 전 어떤 어린 선수가 특별한 재능에 의해 프로야구팀의 마무리 투수가 되었다. 중간투수로 성장하다가 마무리로 갔을 때의 중압감은 겪어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많은 마무리 투수들의 실패는 한명의 팬으로 많이 보아왔다. 그 어린 투수도 중간투수 때보다 마무리하면서 많이 힘들어하고 숱한 위기 속에서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고를 반복하다가 상대팀 홈런타자를 투아웃 만루 상황에서 삼진을 잡고 나서부터 엄청난 성장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우리 박물관도 한차례 성장하려나 보다.
1년간의 평가가 아주 좋다. SNS에 의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지역에 관광객들이 많이 오고 지역주민들이 갈 수 있는 문화 장소가 생겼고 또한 좋아하고 지역 상권이 활발해지면서 지자체에서 높은 평가를 내린다. 박물관은 공공시설이다. 결국 박물관은 공립박물관으로 등록을 한다. 우리들의 신분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좋은 전시를 해왔고 앞으로도 좋은 전시를 만들어 갈 것이고, 지자체에서 함께 더 좋은 박물관 만들어가자고 하고,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지난 1년간의 진정성은 많은 관람객에게 커다란 감동의 문화의 장을 만들어 준건 확실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