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준비

by 아우야요

새로운 전시를 기획한다.
먼저 미술위원회와 학예실에서 선정한 작가님과 학예사가 미팅을 갖고 서로의 조건을 이야기한 후 어떤 콘셉트를 가지고 어떤 형식의 어떤 작품으로 어떤 주제를 정하고 등등을 기획한 후 기획서가 만들어진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회사에서 만들어준 내 메일함은 참조에 의해 모든 과정이 문서로 배달이 된다.
먼저 미술위원회에서 충분한 기획이 되었는지 검토가 된 후 관장님의 승인을 거치면 전시가 확정이 된다.
이다음부터는 내가 바빠진다. 작가에게 사진 자료를 받고 기획서의 의도를 파악한 후 설치 장소에 어떤 식으로 설치가 되는지에 대한 이해를 한다. 그리고 난 전시장 스케치를 시작한다. 대부분 작가들이 현장에 나와 자신의 작품이 전시 주제에 맞게 어떻게 배열이 될지를 고민하고 그 고민을 학예사가 정리를 하고 그 정리된 것을 내가 보고 디자인을 시작한다.
제일 먼저 만들어지는 것이 포스터이다. 포스터를 만든다는 것은 전체 전시의 콘셉트를 관람객에게 이미지 정보를 주면서 전시에 대한 흥미를 유발한다. 이 포스터는 A안 B안 또는 여러 개의 시안을 만드는데 외부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과 박물관 안에만 비치하는 것이라 20장 내외로 뽑는다. 우리 박물관은 그냥 내가 만드는 시안 중에 뽑힌 메인 시안 외에 아까운 다른 시안도 몇 장 뽑아 전시장에 붙이기도 한다.
일반 포스터와 박물관 포스터의 디자인이 다른 것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일반 포스터는 불특정 다수에게 많이 보여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소에 붙여진다. 그 포스터 안에는 알리고자 하는 정보를 이미지만으로 보일 수가 없기 때문에 텍스트를 이용한 표나 행사시간 스케줄 등 빽빽한 정보를 넣기 일쑤이다. 그리고 눈에 보여야 사람들이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색을 써가며 시선을 사로잡으려 한다. 하지만 박물관 포스터는 게재하는 곳이 많지 않고 박물관 안에서만 붙이는 경우가 많아 이미지 정보를 위주로 만든다. 나머지 텍스트 정보들은 브로셔나 리플릿 같은 또 다른 안내책자(포스터의 메인 이미지가 만들어지면 이 이미지를 바탕으로 책자가 만들어진다.)에 의해 바로 박물관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박물관 포스터는 좀 더 작가의 세계나 주제가 돋보이게 하는 디자인은 많이 한다. 요즘은 일반 포스터들도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많이 만들어지지 않지만 디자인 방향도 박물관 포스터와 같은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포스터가 만들어지면 이 포스터를 베이스로 해서 홈페이지 이미지 광고 및 SNS 등에 뿌려지면서 전시장 디자인을 만들기 시작한다.
전체적인 콘셉트의 색으로 통일된 전시장을 꾸미고 싸인물 설치 위치를 정하고 스케치하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디자인을 시작하기 전 설치팀의 설치가 가능한지, 인쇄소에서 출력이 가능한지 제작기간 등 또 다른 디자인 기획을 한다. 정해져 있는 예산 안에서의 세련되고 아름다운 전시를 기획하는 건 재미있는 일이다. 물론 빵빵하게 지원을 받아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싶지만....
모든 설치가 끝나고 전시가 시작이 되면 사진작가님을 초대해서 전시장 안에 녹아 있는 작품들의 사진을 찍어 도록을 준비한다.
내가 알고 내가 배웠던 전시에서 내가 할 일이다.
지금 난 시안을 여러 개 만들고 있다. 작가의 작품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이렇게 저렇게 그려본다. 그리고 디자인을 뽑아낸다.

앞으로 2주는 다른 생각할 수없이 바쁠 것이다. 그렇게 올해 코로나로 인한 짧은 전시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내년도에는 굵직굵직한 불교 전, 러시아 보물 전이 기다리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