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계절!
떠나는 계절!
2019년 6월 1일 개관을 한 박물관은 1년여의 운영과 유물의 확보로 인해 공립박물관 심사를 거쳐 현재 공립박물관으로 등록을 마쳤다. 그리고 그 기간 바이러스에 의해 문을 닫고 열고를 수차례 반복하였다. 그러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박물관의 꽃은 전시이다. 전시를 위해 기존 박물관들과 다른 조도의 독특한 장소가 만들어졌고 그 안에 '조선 후기 사상사'에 맞는 유물이 채워졌다. 이 채움을 주도하고 전시를 만들어 가는 사람은 학예사이다. 지금 박물관에 필요한 사람도 반드시 있어야 할 사람도 학예사이다. 하지만 학예사들이 떠나고 오고를 반복한다. 학예사들이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더 좋은 조건의 국립박물관에 시험을 보고 이직을 하거나 육아에 의해 떠나거나 많은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에 의해 그만두거나 저마다 다양한 이유로 그만둔다. 결국 남아있는 사람은 행정실 식구들밖에 없다. 행정실 식구들은 그들 나름대로 박물관 운영에 경영에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일을 한다. 하지만 정식 학예사의 전시 경험과 박물관에서의 경험에 못 미친다.
박물관에서 나에게 시어머니들이 많다. 전문 디자이너로써 박물관 구성원 각자가 맡은 프로젝트에 난 서브로 동참한다. A학예사와도 1대 1로 의견을 나누고 같이 기획하며 일을 하고 B학예사와도 C학예사 와도 행정실 팀장 하고도 팀원 하고도 그리고 본부장 하고도 프로젝트에 대해 1대 1로 일을 함께 한다. 저마다 성향이 달라 그 성향에 맞게 나는 천의 얼굴을 하고 맞춰준다. 각자가 나에겐 시어머니이다. 정말 피곤하고 힘들다. 하지만 전시일이 재미있고 잘 꾸며놓은 전시를 내방객들이 보고 좋아하는 게 좋다. 그래서 시어머니들을 일부러 더 존경하려고 하고 맞추려고도 한다. 그런데 학예사들이 떠난다. 또 다른 학예사들이 오겠지만 아니 오면 또 그 학예사의 성격을 파악하고 성향에 맞는 그림과 디자인을 해주어야 한다. 혹시 나 때문에 떠나는 건 아닐까? 냄새나나? 말을 함부로 하나? 난 그들에게 잘 맞추며 기획을 끌어낸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만든 박물관 홈페이지에 채용공고가 또 올라가는 걸 보면서 이마를 찌푸린다. 피곤하다. 정말....
커피 향으로 마음을 달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