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고민을 해본다.
완성도 있는 그림책을 만들기는 참 힘들다.
그리고 그림책 작가로 그림을 그려 출판사에 채택이 되어 출간이 되어도 책이 많이 팔린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적은 양의 권수로 인해 인세도 많이 적다. 전업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이 팔려야 하고 많은 양의 책이 인쇄가 되어야 작품에 모든 것을 집중시킬 수 있다. 난 신인 작가이다. 여러 가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서 출판사에 보여주면 좋아하는 부분도 있고 아쉬워하는 부분도 있다. 내가 그리면 바로 채택되는 것도 아니고 퇴짜를 맞고 서랍장에 넣어둔 채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
그래도 난 직장이 있다. 전업작가가 되고 싶어서 밤에는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낮에는 열심히 회사에서 일을 한다. 그런데 내 직업은 디자이너이다. 회사에서 나의 모든 아이디어를 쏟는다. 한 살이라도 어릴 적에는 회사에서의 아이디어와 그림 그릴 때의 아이디어가 공존하고 서로 보완해주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 수록 머리에 한계가 온다. 그러다 보니 집에 오면 지친다. 그리고 주말에는 쉬고 싶다. 하지만 창작욕구는 점점 더 크게 다가온다. 조급함에 막 그리고 혼자 좌절하고 막 그리고 또 좌절하고...
출판사에서 채택이 되든 말든 그냥 순수하게 이야기를 쓰고 그려야겠다. 언제부터 작가였다고 어깨에 뽕이 잔뜩 들어가서 채택되는 글만 쓰려했다. 그냥 순수하게 그리고 순수하게 내 이야기를 쓰는 게 좋은데... 그동안 서랍장에 넣어둔 그림책을 꺼내보려 한다. 딱 1년 전에 그린 그림이 있다. 이 그림 때문에 출판사랑 대화를 할 수 있었고 이 그림책 덕분에 “우리가 손잡으면” 책이 출간이 되었다. 이 책은 아직도 출판사에서 고민한단다. 그래서 고민하지 말라고 공개하려고 한다. 이유는 그냥 나의 순수함이 묻어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을 수정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이 그림책의 이야기를 반으로 줄이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냥 출판사에게 더 큰 매력을 주지 않기 때문에 망설인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면 매체는 뭘로 해야 하나? 브런치? 그라폴리오? 유튜브? 사실 올여름에 나의 창작 그림책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이 되려 했다. 그런데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계약만 하고 아직 깜깜무소식이다. 코로나랑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원래 계획대로 출간이 되었다면 아까 언급한 1년 전에 만든 순수한 나의 그림책, 출판사에서 고민하는 그 책을 텀블벅 같은 사이트를 통해 질 좋은 종이와 제본을 해서 펀딩을 하려 했다. 그런데 곧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이 되겠지 하는 기다림에 의해 펀딩보다는 그냥 더 쉽게 모든 사람에게 공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뭐 나중에 펀딩을 해도 되긴 하다. 앱 플랫폼보다 책으로 소장하는 가치는 충분히 크고 높기 때문에...
언젠가 내가 작품을 쓰고 그리면 바로 출판사에 채택되는 그날이 올까? 안 올지도 모르지만 자꾸 글 쓰고 그리고 한 습작물을 만들다 보면... 또 다른 내가 모르는 미래가 펼쳐지겠지?
암튼 브런치랑 유튜브를 활용해볼까? 그래도 유튜브에 100명 좀 넘는 구독자가 있으니... 밤에 집에 가서 편집을 해야겠다.
그런데 바로 밤에 ㅋㅋㅋㅋ 귀찮아서 술 먹느라 지쳐서 노느라 아무것도 안 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암튼 계속 안되더라도 이야기 쓰고 그리고 올리고 쓰고 그리고 올리고를 반복해보면 뭔가 되겠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