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보도자료 중 충남의 서산소방서에서 로고, 심볼을 제작하고 발표한 내용을 보았다.
우선 소방서같이 특정 지역의 기관에서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내세운 로고를 본 사례는 없었던 것 같아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소방서, 소방관을 상징하는 오브제들로 표현한 엠블럼, 서산시를 대표하는 상징물과 함께 항상 국민을 위해 헌신하시는 고마운 소방관의 뒷모습을 담은 비주얼 이미지도 인상적이다.
참고로 서산을 상징하는 저 네 가지 그림은 각각 대산석유화단지, 해미읍성, 마애삼불존, 해뜨는 서산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지역 소방서에 문화유산을 접목해 특색을 더한 시도도 참신하다.
컬러도 정제되어 있고 전반적인 디자인 스타일과 감각도 좋아 보인다. 여타 공공기관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톤 앤 매너(예를 들어 반갑게 손을 흔들고 있는 큰 눈을 가진 가분수의 캐릭터)와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시도가 훌륭하다. 분명 젊은 디자이너가 참여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기사만 봐서는 엠블럼 안에 서수 5th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관심을 갖고(?) 서산소방서 웹사이트에 방문해 보았지만, 기사로 공개된 로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기관이 기관인지라 대대적인 체계를 마련해놓고 일사불란하게 적용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잘 만들어 놓은 요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만들어 놓은 것을 어디 어떻게 활용하는가이다.
아이덴티티, 디자인 요소는 그냥 만들어서 액자에 넣어놓고 감상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활용하고 눈에 보이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활용에 대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고려됐길 바라며, 언젠가 서산에 가게 된다면, 서산소방서의 새로운 로고를 마주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