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뉴스인데 이제야 논평 주제로 다룬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신안의 흑산도 관광 브랜드 로고.
사실 이 기사를 통해 처음 흑산도 로고를 접했을 때 엄청난 감동이 밀려왔다.
로고 하나로 감동받을 수 있을까?
대학교 때 CI, BI 수업을 재미있게 들었을 때,
서적에서 본 폴랜드의 IBM, UPS 로고, 솔바스의 유명한 Anatomy of a murder 포스터. 밀턴글레이저의 아이러브뉴욕을 보았을 때,
혹은 사회 초년생 시절 내가 디자인한 브랜드 로고가 클라이언트에게 채택되었을 때, 소위 ’입뽕‘이란 것을 처음 경험했을 때 이후로 감동을 느낀 적이 언제였던가.
그만큼 사회에 찌들고(?) 무뎌진지 오래인데,
모처럼 신안군의 로고를 보고 무언가 가슴속 울림이 있었다.
비유하자면, 어릴적 만화 미스터 초밥왕에서 초밥을
한 입 먹으면 찌리릿하면서 어릴 적 추억이 회상되는 장면 같았달까? (허허)
흑산도에 가본 적은 없지만
아니 관심조차 가져본 적 없지만
로고 하나만으로도 섬이 많을 것 같고
철새가 날아다니는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곳인 걸 느낄 수 있다.
특히 저 섬 모양과 함께 고래를 형상화한 점이 정말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바로 리뷰하지 않고, 한 달쯤 지난 후 다시 보고 평하려고 했다. (최신 소식으로 다루지 못 한 것에 대한 구구절절 핑계 같겠지만 믿어달라)
그렇다면 한 달 뒤 소감은 어떻냐고?
다시 감상해 보자.
여전히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지자체에서 내놓은 브랜드 로고(사실 브랜드라 부르기도 모호한 곳들이 많지만) 같지 않아서 좋다. 진중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짙은 색채도 좋다.
여전히 감동적이다.
다만 이성을 갖고 다시 차분히 바라보니, 철새 표현이 다소 구체적인 것 같아서 이 역시 고래 형상처럼 조금 더 은유적으로 표현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이번 신안군 흑산도 로고를 통해 신안군 검색을 해보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무려 1천 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더 놀라운 점은 국내 전체 섬의 약 25%를 차지한다고 한다.
아름다운 섬이 가득한 신안군. 그리고 흑산도.
멋진 로고로 정체성을 표현하고 호기심을 자아내고 존재감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다했다고 단언한다.
이제는 더 중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잘 만들어 놓은 상징물을 얼마나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고 인식을 쌓아하는지가 무엇보다 고심해야 할 타이밍일 것이다.
신안군 화이팅이다!
언젠가 필자도 흑산도에 꼭 방문해 보리라.
그리고 로고 하나로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고,
한동안 잊고 있던 디자이너의 열정과 이상을 다시 상기하게 해준 점에 감사함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