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문지 매드타임스에서 기사를 봤다.
코카콜라가 지난해 선보인 리사이클미(Recycle Me)가 2025 클리오 어워즈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다.
소중하게 다뤄야 하는 자산(Asset)인 로고를 과감하게 구겨서 의미를 만들어 낸 코카콜라의 리사이클 미 캠페인! 필자도 물론 기억한다.
아니 기억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런 게 진짜 크리에이티브지'라는 생각과 함께 필자의 블로그 논평으로도 소개한 바 있다.
작년 4월에 쓴 글이다. 벌써 1년이 지나다니 새삼 놀랐고,
공신력은 없지만 지미박 선정 2024년 최고의 마케팅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역시 그랑프리를 알아보는 안목인가. 하하하)
모처럼 다시 봐도 참 멋진 작품이다.
상업을 넘어 예술의 경지라 할 수 있는 이런 작품이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는 소식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리고 브랜드 디자인, 브랜드 로고를 이렇게 창의적 활용한 코카콜라에 경의를 표한다.
코카콜라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빅 테크 기업들이 시대를 지배하기 전까지 마케팅의 황제였다. 2000년대에는 인터브랜드에서 매년 조사하는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Best Global Brands)에서 그야말로 부동의 원탑이었다.
퍼플렉시티한테 코카콜라가 1위 자리를 차지했던 기간을 물어보니 2000년부터 2012년까지 무려 13년 연속 1위였다고 한다. (그런데 AI한테 물어보면 정확한지 아닌지 항상 불안감이 든다)
필자도 코카콜라를 참 좋아한다.
정확히는 코카콜라의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이겠지.
그러나 요즘 코카콜라는 심상치 않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브랜드 디자이너이자 브랜딩, 마케팅 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볼 때 메시지가 너무 혼재되는 느낌이다.
물론 한국에서 전개하는 캠페인에 한하겠지만 올해 기준만 하더라도 에드워드 리 선생님이 출연한 '나의 미식 파트너'도 있었고,
최근에는 '코크 타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MZ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노력으로 보이는데, 빠니보틀과 해원(아재는 모르는 분ㅜ)을 모델로 한다.
심플하지만 강렬한 레드 컬러는 여전하지만, 메시지가 너무 들쭉날쭉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캠페인 성이 아닌 코카콜라의 브랜드 슬로건이라 할 수 있는 Real Magic이 아직도 유효한지도 모르겠다.
자꾸 아련한 추억에 잠기는 것 같지만 코카콜라가 인터브랜드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1위를 하던 시절이 그립다. 요즘은 너무 실리 위주의 데이터 기반 퍼포먼스 마케팅 위주라 낭만이 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코카콜라 전성기처럼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크리에이티브가 왕성해지길 바라고, 브랜드 메시지도 집중되길 바라본다.
한 명의 디자이너, 마케터이자 팬으로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