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에 답하는 동원그룹? <동원그룹 슬로건>

by B디자이너 지미박

한 기업의 슬로건은 정말 중요하다.


기업마다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슬로건이 있기도 하지만, 모든 기업이 한 줄 슬로건을 규정해 놓지 않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못해서 안 한다기보단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슬로건은 기업이 생각하는 가치와 비전을 표출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또 그 안에 갇히게 되는 양면성도 존재하게 때문이다.


얼마 전 동원그룹에서 기업 브랜드 슬로건을 선보였다.


조선일보 기사


필요에 답하다..


일단 한글 중심의 슬로건 디자인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질문과 답을 상징하는 기호인 물음표(?)와 느낌표(?)도 직관적으로 잘 대입한 적절한 디자인이다.


물론 필자 같은 아재에게는 옛날 기아(KIa) 자동차에서 내세웠던 ’DE?!GN‘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말이다. (X세대 인증)



그리고 무엿보다 물음표, 느낌표 기호 밑의 닷(Dot)을 동원 심볼마크로 대입한 부분은 정공법이지만 브랜드 아이덴티티 연결에 적절한 시각적 장치이다.


동원그룹 CI


다만 필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선 메시지가 너무 방대하고 포괄적인 주제이지 않을까 싶다.


기사를 통해 슬로건을 처음 접했을 때는 ‘답하다’에 인상이 강해서인지 ChatGPT 같은 서비스가 연상되기도 했고, ’동원그룹과 무슨 상관이지?‘ 싶었던 게 솔직한 느낌이다.


옛날 사례들이긴 하지만,


Think different를 주창하며 기존과는 확연히 다른 혁신으로 증명해 온 애플.




삼성에서 2010년 전후로 기억하는 슬로건인 Turn on tomorrow.



현재의 눈으로 보면 올드해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당시 앞서가는 기술과 혁신으로 미래를 제시하는 삼성의 비전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TV시장을 선도하고 있을 때이기도 했으니 'Turn on'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싶었던 슬로건으로 기억한다.


다시 동원으로 돌아와서,


’필요에 답하다‘와 같이 50년 넘는 동원그룹의 역사와 미래 비전 선언은 이해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에디슨의 전구 발명이나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수준이 아니고선 와닿기 쉽지 않은 큰 주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슬로건은 지금까지 쌓아 온 발자취와 업적을 토대로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미래일 것이다.


고객의 필요에 혁신적인 상품/서비스로 답해가는 것만이 슬로건을 대중의 뇌리에 각인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테다.


필요에 답하는 동원그룹을 응원한다.



참, 이번 슬로건 선포와 함께 공개한 30초 광고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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