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즐겨보는 브랜드 브리프(Brand Brief)에서 흥미로운 광고 콘탠츠 소식을 접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영상부터 보자.
남녀가 싸우는 듯한 대화로 시작한다.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여배우의 대사가 킥이다.
삼양그룹의 오랜 숙명, 아니 어쩌면 사명을 바꾸지 않는 이상 평생 따라다닐 설명 거리 아닐까.
필자도 처음엔 두 회사 간 차이를 몰랐다.
특히 삼양그룹의 이전 CI는 신선 식품 회사가 연상돼서 더욱 그랬다.
작년에 발표된 새로운 CI는 좀 더 세련되고 테크 기업 같은 기업 이미지를 풍기기 때문에, 소위 라면 만드는 그 회사와는 확연히 구분이 된다.
삼양그룹의 새로운 CI에 대해선 필자도 논평으로 다룬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삼양이라는 이름을 라면 만드는 회사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을 테다. 삼양 뒤에 구분자라도 있으면 모를까.. 같은 이름을 공유하는 한 어쩔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광고의 ‘라면 만드는 그 회사 아니라고‘에 담긴 서사는 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한 줄 카피임에는 분명하다.
여기까지는 좋다.
하지만 필자 주관적으로는 그다음이 아쉽다.
라면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고 한 후 스페셜티 만드는 회사라고 소개한다.
물론 대비를 통해 더 쉽게 와닿을 수 있도록 여배우의 스페셜티 설명을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설명하고, 이번엔 배우 박정민 씨가 스페셜티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
우리가 누리고 사는 모든 것이라는 시작과 함께,
먹는 것, 꾸미는 것, 낫는 것, 미래를 바꾸는 것.
이 모든 걸 삼양그룹이 하는 영역이라는 점을 알린다.
물론 쉽게 설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지만 개인적으론 조금 아쉽다.
우선 스페셜티란 단어가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 누리는 스페셜티라고 하기엔 광범위하기에 대중에게 그리 잘 연결되지 않는다. 삼양이 말하는 스페셜티란 식품, 화학 그룹인 삼양사가 생산하는 고기능성 소재를 의미한다고 하는데 과연 이 단어가 그렇게 전달될까? 스페셜티 하면 커피부터 떠오를 확률이 99.9%일 것이다.
삼양그룹의 기업 브랜드 가치를 위해 스페셜티 워딩을 각인시키고 싶다면, 대중에 머릿속에 각인된 단어의 정의와 의미를 흔들 만큼 전방위적인 키워드 마케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니면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 같지만, 삼양만의 다른 키워드를 정립해서 장기적으로 인식을 쌓아가야 하지 않을까?
삼양 vs 삼양도 힘겨운 인식 싸움인데,
스페셜티 vs 스페셜티 인식 싸움도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라면 만드는 그 회사 아니라고’까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면 (물론 이것도 장기간 인식 싸움이지만) 그다음 더 중요한 ‘그래서 삼양은 ㅇㅇㅇ 하는 기업입니다’를 위해 숱한 고민과 심도 있는 전략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
삼양그룹의 끊임없는 노력에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