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쯤이었던가.
구글이 통통 튀던 4색을 넘어 그라데이션 컬러로 변경한다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저렇게 변경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사실 기존의 구글스러움이 다소 희석되고, 그라데이션이 남발되는(?) 시대에 오히려 차별화가 어렵진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구글 포털에 적용된 AI 모드에서 보여지는 그라데이션 컬러는 상당히 유려하고 멋지긴 했다.
AI 시대에 디자인 트렌드 중 가장 큰 부분은 그라데이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분히 흐름에 맞기도 하고, 분명 그 흐름에 맞는 진화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다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아이콘들을 보면 벌써부터 그라데이션이 질리기 시작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라데이션이 들어가는 면적이 넓어지면 부담스러웠는지 두께를 얇게 조절했다. 덕분에 상대적으로 둔해 보이고 속공간은 휑하다.
무엇보다 4색 컬러를 넣기 위해 기하학적으로 쪼개진 심벌 아이콘의 심미성이 다 사라져 버렸다.
몇 년 전 구글, 애플 등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한 적 있으신 심준용 부사장님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당시 위에 구글 맵 아이콘 디자인 과정을 보여줬던 게 떠오른다.
(디자이너들의 일상에선 당연하지만) 저 하나의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조형 테스트와 더불어 네 가지나 되는 컬러를 조합하는 수많은 테스트까지 거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도출된 구글 맵의 아이콘은 직관적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유니크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라데이션 하나로 쉽게 뚝딱 만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쉽게 만든다고 표현하면 저 멀리 미국에 담당자는 서운해하겠지만)
그리고 분명히 기존 서비스 아이콘 조형상 그라데이선 컬러가 어울리지 않는 것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포커스 기사 내에 소개된 구글 포토도 그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한다.
네 가지 도형에 4색은 이미 완성형이다 보니 저런 억지스럽고 조악하기 그지없는 컬러 이펙트를 넣게 되는 것 같다. 솔직히 이건 아니지 않나..
AI라는 대홍수의 시대에서 서비스는 물론 디자인도 큰 물결을 타고 진화하고 있다. 구글의 기존 컬러 스킴도 이미 10여 년 가까이 운영해온 터라 발맞춰 변화 혹은 진화도 필요했음에는 동의할 수 있다.
하지만 구글의 수많은 서비스들에 저 유려해 보이는 그라데이션 컬러로 도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질리는 느낌인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구글은 이미 말해 무엇하랴 정도의 엄청난 기업이고 디자인 수준도 그에 못지않은 메이저라고 생각한다. 과연 구글의 이 같은 행보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안착될지 심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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