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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는 빼고 영만 남은 올리브영

by B디자이너 지미박

연초에는 BI 등 새로운 디자인 소식이 아주 잦진 않은데, 슬슬 길고 길었던 겨울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그간 기업들에선 준비했던 사항들이 공개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모름지기 봄은 새츨발하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니.


덕분에 다루고 싶은 논평 소식이 꽤 많이 쌓여있다.


하지만 마치 노래방 우선 예약처럼,

이 소식을 먼저 다루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올리브영의 BI 리뉴얼.




올리브영 기존 BI는 시대 흐름과 트렌드에 따라 리파인먼트(Refinement)는 있었지만, 무려 20년 넘게 사용되어 온 올리브 심볼이 있었다.


올리브영 BI 변천사



하지만 글로벌화, 그리고 더욱더 많은 것을 담기 위해 과감히 삭제하고 더욱더 미니멀해지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BI가 적용된 매장도 외관도 공개됐다. 당연하게도 세련되고 멋지다.


출처: 마이데일리



그런데 잘 모르겠다.


머리로는 이해되는데,

가슴으론 받아들이기 어렵달까.


무색무취에 가까워진 새로운 BI는 어디서부터 정을 두고 바라보아야 할지 모르겠다.


사실 필자는 기존 올리브영 BI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올리브를 형상화한 심볼은 약간 눈같이 보이기도 했고, 때론 촌스럽게 보이기까지 했다. (미안)


게다가 Olive와 Young 사이를 가로막고 있어서 두 단어로 조합된 브랜드명을 더욱 부각하는 듯한 모습이 영 불편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리브영은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 잡으며, 역으로 심볼이 익숙해지고 좋아지게 된 아이덴티티 요소가 됐다. 이점은 대중도 대부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올리브영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큰 비중이 되어 버렸고, 대부분 호감을 갖은 탑티어 브랜드가 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로고도 친근해져있다.


그런데 그렇게 정들었던 심볼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다니. (물론 디지털 상 아이콘 요소 등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이런 큰 상징성 있는 자산을 갖지 못해 아쉬워하는 기업이 많을 텐데,


오히려 올리브영은 덜어내는 선택을 한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크지만,

미래를 향해 도전하고 나아가는 건 브랜드 주최이고, 그들 자신의 선택이니...


어쩌랴.


이들의 선택과 전략이 바람대로 잘 작동하길 응원해 볼 수밖에.


문득 기존 BI를 더 애정 있게 바라봐 주지 못한 것에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


안녕 정들었던 심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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