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석에 어린이가 앉았을 때
오늘은 가방에 매달기가 귀찮아서 손목에 걸고 출근!
출근길에 생각해본다.
어제 '비키라는 의미로 뱃지를 단건 아니다'라고 쓰긴 했지만, 임산부석에 앉아있는 사람 앞에서 뱃지를 달고 서있으면- 그게 곧 '비키라'는 뜻이지 않나? 아무리 내가 '배려해주면 고맙겠다'는 취지였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비키라는 의미로 해석되기 쉬워보인다. 나도 참 이런 걸 원한 것은 아니었는데, 임산부석이 마치 서로의 양심(혹은 진심?)을 테스트하는것처럼 느껴진다.
- 출근길: X. 어떤 남자분이 앉아계셔서 근처에 가지 못했다. (약간 사람이 복작거리기도 해서, 그 틈을 뚫고 굳이 임산부석 앞에 시위하듯 서있고 싶지 않았다)
- 퇴근길: X. 애초에 기대 안하고 뱃지도 안단채 지하철을 탔는데, 저멀리서 보니 핑크색 자리가 비어있는 것 아닌가! 기쁜 마음으로 두다다다 달려갔는데, 어린이가 앉아있었다. 그옆에는 엄마.
순간적으로 딜레마에 잠긴다. 내가 이타이밍에 뱃지를 거내서 달면- 애기 엄마가 나를 앉혀주실까? 왠지 자신이 없었다. 그럼 어린이 앞에서 나는 뱃지를 달고 서서갈텐데, 그럼 이 어린이가 의도치않게 '눈치없는 어린이'가 되려나? 그럼 뱃지도 꺼내지 않는게 좋겠지?
임산부석에는 '내일의 주인공을 맞이하는 핑크카펫'이라고 쓰여있었다. 사실 어린이도 내일의 주인공이긴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