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인지도 모르게 눈꺼풀 안으로 보라색 비단 천이 한 겹 더 빛을 가리고, 말라 붙은 눈물 자욱이 불을 밝히듯 되돌아가는 길을 그린다. 편히 눕지도 앉지도 못하는 까닭은, 멈출 수 없이 시간에 떠밀리는 희열과, 거역할 수 없이 붙잡고 싶은 후회가 그 손을 놓지 않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되돌아가는 길에 뒤돌아 서서...
깊은 어둠의 등 뒤에도 여린 솜털이 나 있듯이, 뒤돌아 서서 되돌아온 길을 바라보는 내 목덜미 너머로,
이제 갓 태어난 듯한 오래된 기억들이 돋아난다. 작은 귀에 울렸을 앞만 보고 가라 했던 말이 다시 돌아와 나를 응시한다.
되돌아가는 길에 뒤돌아 서서...
까맣고 하얗고 알록이 달록했던 시간들이 말을 걸어온다. 이제 바다는 온전히 바다가 아님으로 자유를 얻었고 나는 이제 온전히 내가 아님으로 자유를 향한 마지막 열쇠를 찾고 있다. 사람들 눈에도 말 잘 듣는 슬픔이 들어앉아 있어서 나는 이제 조금 안심할 수 있겠다.
되돌아가는 길에 뒤돌아 서서...
한참을 봐도 그리운 얼굴들을 다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