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인가는 나를 모르는 그의 자유가
나를 기억해 내지 못하는 그의 자연스러움이
더 이상 슬프지 않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지워지고 엷어진 것은 의미 없는 경계선 들이었겠거니
스쳐 지나가는 말들과 표정과
의미를 담아도 또 버려도 좋을 것들이었기에
나는, 이미 괜찮아져 버렸다.
그 얼기설기 꿰매 놓은 자욱들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올 때면,
마음 한편, 실밥이 당겨지다가도 또, 어스름한 미소를 보이는
얼굴에
자유로움이 자연스러워지는 순간을 본다.
그것 만으로도 나는
더 이상 바라지 않게 된다.
더 이상 바랄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