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나듯이 등을 펴고
꽃이 피듯이 등을 펴고
바람을 걷어내듯 등을 편다.
찻잔의 깨진 어딘가를 지그시 눌렀던
감각이 떠돌다 녹아서 흘러들어 간
그 식도의 끝 자락에서부터
등을 편다.
눈물이 나오는 곳을 돌로 누르듯이 등을 펴고
이가 맞지 않는 뚜껑으로 용케 잠그듯이 등을 펴고
숨이 흘러 들어오고 흘러 나가듯이 등을 펴면
반쯤 휘어지고 남은
기억들이 보인다.
등을 펴면 또 하루가 밝아 오고
달이 또 무거워지면
움츠러드는 것들도 늘어가지만
등을 펴고
등을 펴면
말없이 굽어가는 것들에 더
마음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