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 있는 소설
#한페이지소설
「냄새」
너무나 너를 사랑했었어.
그래서 너를 보내야 했어.
하지만 이제 와서 후회해.
왜 붙잡지 못했을까.
이렇게 끝나버릴 사랑을
왜 그토록 집착했을까.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함께 멀어진다는데.
카 스테레오에서 같은 노래가 반복된다.
퇴근길부터 틀어둔 멜론 플레이리스트.
이렇게 끝나버릴 사랑을 왜 그리 집착했는지,
벌써 만 오 년이 흘렀다.
나를 사랑하겠지,
그 생각은 어쩌면 그의 착각이었고
혼자만의 환상이었을지도 모른다.
문득 고개를 들면
그 사람의 입술이
자신의 입술 위에 포개어져 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일 년에 몇 번 되지 않던 만남 속에서
집착처럼 더 깊어지던 입맞춤.
그 사이에서 반복되던 거짓말들.
어쩌면 그가 가장 싫어했을 말들.
어쨌든 2025년은
이제 하루도 남지 않았다.
오늘도 마음을 다잡고
붐빌 도로를 대비했지만
연말이라서인지
도로는 예상보다 한산했다.
노래는 여전히 흐른다.
김건모, 〈냄새〉.
“그까짓 정이 뭐길래—”
후렴이 들려올 즈음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시동을 끄지 못한 채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의 정체를
그는 알 것 같았기 때문이다.
2025년, 정말 열심히 일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였지만
회사를 위해 쉼 없이 달린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회장은
말 한마디 실수를 붙잡아
그를 몰아붙였다.
뱀의 해라서였을까.
2025년은 있었나 싶을 만큼
모든 것이 너무 빨리 사라졌다.
술에 취한 밤
습관처럼 전화를 걸었던 기억.
그리운 목소리에 무너져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던 순간.
보고 싶다고,
다시 시작해 보자고
애원하고 싶었지만
눈물만 흘렀다.
여전히 카 스테레오에서는
같은 노래가 반복된다.
김건모의 목소리가 차 안을 채우고
제목처럼
어디선가 익숙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냄새가
그를 감싼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지.
그래, 현실 속에서
그는 점점 잊혀질 것이다.
그가 그렇게 열심히 했던 노력들처럼.
연말이
그렇게
시간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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