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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미 Aug 13. 2023

이제부턴 진짜 취준 뿐이야.

비전공 무스펙의 HR 취업기 (3)

HR 공부는 어떻게 해야되는데?


2월에 퇴사하고 나서, 취준을 하려면 스터디를 구하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하나하나 단계적으로 깨고 싶은데, 그러면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 무슨 스터디를 구해야하지? 일단 독취사에 들어갔고, 인사 직무 스터디를 찾아봤다. 마침 있었다. 인사 직무만을 위한 스터디가!


▶ HR Career Support, HCS (인사 학술 동아리)

https://www.instagram.com/hcs_hr.career.support/


한 회차당 2~3개월간 진행되며, 이 당시에는 2회차 회원을 모집하고 있었다. 냅다 신청하니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학생이 만든 것 치고 포스터가 깔끔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막상 가니 면접도 무슨 스터디룸에서 다대일 면접을 봤다. 면접 준비라곤 하나도 안 되어 있었기에, 땀을 뻘뻘 흘리며 어떻게든 대답을 했다. 다행히 합격을 했는데, 나중에 들으니 준비된 대답은 아니지만 생각이 깊은 사람 같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땐 몰랐다. 내가 이 동아리를 4회차까지 하게 될 줄, 또 운영진을 하게 될 줄...

참고로 최근 이곳은 5회차 신규 모집을 마무리했다. 관심 있는 HR 취린이 분들은 내년 2월쯤 진행될 6회차 모집을 노려보시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스무살 이후로, 6년 넘게 나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만 어울렸다. 인권, 페미니즘, 사회문제 등에 관심있고 여기에 대해 토론하길 좋아하며, 약자에 대해 공감하고 이들을 위해 싸우는 게 당연하다고 느끼는 사람들과 깊이 있게 지냈다는 얘기다. 학과 사람들과는 어울리지도 않았고 (나와 다르다고 생각했다), 학생회를 할 때도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한 사람들과는 깊이 있게 친해지지 못했다. 내가 평생 그렇게 살 거였다면 괜찮았겠지만, 사기업 취준을 결심하면서 메인스트림으로의 진입을 앞둔 나에게 그건 컴플렉스였다.


그래서 두근두근 삐질삐질하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다행히도 잘 어울려 녹아들 수 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착하기도 하고, 부드럽고, HR에 대해 잘 몰라도 들어올 수 있는 곳이었기에 다같이 배워가는 입장이었다. 나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시도들을 해보기도 하고, HR Insight를 읽고 생각을 말하는 활동을 하면서 많이 배워갔다. 이 때를 기점으로 HR Insight에서 수많은 트렌드를 배울 수 있었고, 그건 HR 취준에도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활동은 2021년 2월부터 취업한 시점인 2023년 3월까지 1년 넘게 내내 진행했다. (중간에 활동 휴식기 포함) 이 활동 덕분에 취준 기간도 그렇게 공백기로 보이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HR Insight 학습 뿐만 아니라, 동아리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HR 제도를 직접 기획하는 프로그램도 있어 더욱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자소서는 어떻게 써야되는데?


그러나 HCS는 입문자로서의 HR 공부에 특화된 곳이었고, 나는 자소서를 써야 했다. 그건 또 어떻게 하지? 그 시점에 유튜브에 자소서 쓰는 방법 같은 걸 많이 검색하다가, "면접왕 이형"이라는 곳에서 많이 배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면접왕 이형이 따로 강의와 스터디를 진행한다는 거였다. 그게 바로 체인지업이었다.


▶ 체인지업 커뮤니티

https://alivechangeup.com/


2021년 5월~6월, 8월~9월, 10월~11월. 총 3번을 결제해서 진행했다. 핵심을 쪽쪽 빨아먹어서 완벽하게 내 걸로 만들기 전까지는 계속 하겠다는 심정이었다. 실제로 체인지업을 통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그 목록은 다음과 같다.


1) 내 경험 분석하는 방법

- 경험 리스트를 쫙 쓴다.

- 각각을 3C4P라는 방식으로 분해해본다.

- 구조에 맞게 경험을 정돈하고, 직무에 맞게 선정한다.

-> 이를 통해서 자소서에 어떤 경험을 써야 할지 알 수 있다.

-> 경험리스트 쓸 때 진짜 하잘것 없는 것들도 합쳐서 다 써먹을 수 있다.


2) 생활 잡는 방법

- 체인지업에서는 내부 스터디를 필수로 참여하게 하는데, 이 때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 5대 미션을 통해서 생활을 잡게 한다. 기상, 운동, 뉴스 분석 등등이다.

- "모여서 각자 공부"를 모각공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통해서 생활 습관을 잡았다.


3) 지원동기 쓰는 방법

뉴스 분석도 스터디가 있는데, 이를 통해서 기사를 읽는 방법을 서로 배운다. 이걸로 지원동기 쓰는 방법을 터득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니네 회사는 이런 장점이 있더라" "나는 그 장점에서 어떤 매력을 느꼈어" "나도 이런 경험이 있는데" "이 경험으로 너네 회사의 그 장점을 강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런 것이다. 이 틀로 모든 회사에 적용할 수 있다. 효과성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원량을 늘리는 게 중요했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4) 지원량 늘리는 방법

위 방법대로 하다보면 일주일에 최소 3개의 자소서를 쓰는 게 가능해진다. 어차피 많이 쓰다보면 자소서 질문은 정해져있고, 특히 나는 HR로 직무가 정해져있기 떄문에 강조할 역량도 비슷했다. 지원 기업의 산업도 정해져있으면 더 쉬웠겠지만, HR은 뽑는 곳 자체가 적어서 산업군까지 한정하면 쓸만한 곳이 많이 없었다. 그래도 이 방법으로 거의 80개는 지원했던 것 같다.


*공채를 준비하게 되면서 인적성 검사 공부는 따로했다.

인성은 아래 링크의 방법으로, 적성은 학교 취업센터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로.

https://blog.naver.com/phi4267/222949130504


면접... 면접을 보자


이렇게 열라 많은 자소서를 쓰다보면 당연히 겁나게 광탈한다. 하지만 개중에 붙는 곳도 많다. 나는 그래도 면접을 10번 정도는 보았던 것 같다. 서류 합격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10%도 안되는 것 같다), 그래도 면접이 있으면 무조건 갔다. 면접을 가서는 덜덜 떨면서 어쩌고저쩌고 대답을 하고, 끝나고나면 무조건 복기록을 썼다. 어떤 질문이 들어왔고, 내가 무슨 대답을 했고, 그중에 애매한 것들은 답을 찾으려고 애썼다. 어떻게 대답했어야 할지 주변에 물어보거나, 내가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꼭 질문이 들어오는데 (왜 진로를 바꿨는지 등)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찾아갔다.


나중에는 하다보면 어떤 질문이 들어올지 예상도 되고 대답도 다 준비된대로 나온다. 면접준비는 그냥 예상질문에 예상답변 써놓고, 실제 하는 것처럼 배에 힘주고 보고 읽기만 3번, 안보고 읽기 3번 했다. 그러면 실제 상황에서 어느정도 나온다. 당황하면 잠시 생각하고 말씀드려도 될까요? 하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대답은 나온다. 매번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갔기에, 어떻게든 대답은 하고, 올바른 대답은 무엇이었을지는 끝나고나서 생각했다.


합격률은 10번 중 9번 떨어졌으나, 1곳 붙기는 했다. 면접에서, 내가 자기네 회사에 관심이 없는데 그냥 왔다는 걸 눈치채고도, 오면 키워준다고 했다. 아마도 내가 했던 경험 중 핏한 게 있어서 그랬거나, 역량을 괜찮게 보았던 것 같다. 괜찮은 컨설팅 회사였고, 일단 가겠다고 했지만 내가 가고싶은 곳은 인하우스였기에 결국 지원을 취소했다. 그 때 정말 5일동안 살이 빠질 정도로 고민을 했다. 그러나 초봉도 작았고 (지금 보면 컨설턴트라 인센티브 생각하면 괜찮았을 수도 있다), 당시 기준으로 아직 공채를 도전해보지 않았다는 게 아쉬웠다. 공채를 해봤는데 안되서 가는거랑, 공채를 해보지도 않았는데 가는 거랑은 내 마음이 너무 다를 것 같았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마음을 바꾸다 결국 가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 선택에 만족한다. 결국 자기자신이 결정하는 거라면, 어떤 선택이든 괜찮은 것 같다는 걸 배웠다.


현직자의 관점이 궁금하다


이렇게 졸라 열심히해도 (쓰다보니 그때의 울분이 떠올라서 말이 거칠어지고 있다), 취업이 안됐다. 하다가 한 8월쯤, 현직자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왕 이형에서 현직자 인터뷰를 강조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방법을 그냥 냅다 건물 앞에 찾아가서 인터뷰를 요청하라고 했다. 못할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쉽게 할 수 있는 짓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문명의 이기를 활용할 수는 없을까? 오픈채팅방같은 게 없을까?


검색을 시작하자 HR 톡방이 있었다. 3개를 냅다 들어갔다. 취준생인데 선배님들의 고견을 얻고자 들어가도 될까요? 주절주절 하니 다행히 받아주셨다. 오프라인 세미나도 있다고 해서, 그것도 그냥 갔다. 이 시기엔 정말 두려워도 그냥 냅다 했다. 가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서 공부하고, 뒤풀이도 갔다. 내 자소서에 크게 도움이 된 부분을 명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가 인사 담당자가 된다면 이사람들처럼 되겠구나, 나도 얼른 현직자로 여기에 오고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는 되었다.


취준 기간동안 오프라인 세미나를 3번을 갔고, 온갖 지원과 면접 보기를 거진 1년을 했다. 그래도 취업이 안됐다. 내내 감정상태는 오락가락 했다. 매일의 미션을 해내면 성취감이 들면서도, 그러면 뭐하나 취업이 안되는데 하고 우울감에 빠져있다가, 그래도 해야지 하고 울면서 했다.


그러던 중, 중요한 인연들을 만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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