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이별에 조용히 이기는 법

사랑예찬 - 알랭 바디우

by off

이별에 조용히 이기는 법이 있을까요?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이별은 많은 상처를 남기기 마련입니다.

잃어버린 사랑에 너무 힘들어하는, 상대의 잘못으로 이별은 했지만 정작 내가 큰 피해자가 되어버린 그래서 억울한 내담자와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사랑은 참 어려운 거군요.


우리는 같이 고민했습니다. 차마 이별 후 연락해서 잘못을 따지는 것은 지는 것 같아 이별 후 조용히 이기는 법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번 만큼은 상담이 아닌 동지가 되어 고민하고 다양하게 사랑과 이별의 과정을 오롯이 함께 나누었습니다. 내담자와 저는 같이 한 걸음 성장했습니다.


(작성을 허락하신 님께 감사드립니다.)


1. 이기는법 1단계 - 누구나 그렇다고 인정 !!!

이별에서 이기는 법 첫번째는 수용일 것이다.


[ 내가 무엇을 잘못하여 이렇게 되었나. 좋은 이별은 없었을까. 그런 실수는 왜 했을까. 내가 사람보는 눈이 없구나. 일이 바쁘게 돌아갈 땐 괜찮은데 순간적으로 보고 싶다고 들이미는 얼굴이 떠오르면 두더지 잡는 게임의 방망이 찍듯이 찍어버리고 싶다. 아련하고 그립다가도 한편 잘 헤어졌다는 마음이 들고 꿈에도 나오기도 하고 말을 하는 이 순간에도 내 자신이 부끄럽고 이상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왜 이런 이별을 반복하는 거지? 애걸 복걸로 시작하여 계속 만날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만나기 시작하면 헌신하고 헌신하다가 헤어지고 그가 다른 여자랑 연애를 하면 또 후회가 치미는 이런 방식 말이다. ]

[ 후회하는 사랑 도대체 왜 하는 겁니까? 왜 못 헤어지는 연애 하는 거냐구요. 애초에 시작을 말았어야 할까? 그래도 잘 맞아서 그 몇 년이 매우 즐거웠다면 괜찮은 건가. 내가 도대체 무엇이 모자라서 그 똑똑한 사람들이 무엇이 모자라서 그런 사람들을 만나는 거지?]


이런 말들이 전혀 낯설지가 않다.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러할 것이다. 그렇다. 누구나 이렇게 이별에 참혹하다. 너와 나가 다를 바 없이, 상대가 잘못을 했어도 자책의 화살은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뭔가 억울하다. 도망가야한다. 이렇게 이별은 두서가 없이 괴롭고도 참혹하다.




이별이 나에게 더이상 상처가 안되는 방법의 첫 시작은 그를 잊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별이 그렇게 특수적인 것이 아닌 누구나 하는 것이라는 일반적인 이해에서 출발해야 한다. 잊는다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계속 더 생각이 난다. 아이러니하게도 잊어야 한다는 결심은 추억이라는 곳으로 데리고 간다. 고난스럽게 달려간 추억은 다시 미화되고 그가 보고 싶어지는 데 그런 지점에 딱 도달하면 자기혐오가 시작되고 우울이 밀려오기 시작하고 홧병이 도진다. 어렵게 이룬 모든 것들은 더 생각이 난다. 이별 후 추억이라는 것도 얄궂게도 어렵게 잊으려는 고난이 있다보니 상대의 존재는 순순히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별에서 이기는 법 첫번째는 수용일 것이다.


수용이란 판단없이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다. 잊으려 하다간 오히려 그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버릴 확률이 커진다. 이런 미친..... ㅠㅠ


2. 이기는 법 2단계 : 변화의 시간에 대한 연민 가지기


제발 당신이 그에게 가졌던 마음의 변화에 걸리는 시간 동안 연민을 가져라.

우리는 다음 사랑으로 이 고통이 사라지고 다시 돌아가면 고통이 사라질 듯 느끼지만 상대에게 공들여 기울인 노력과 습관은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


사소한 것들도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는데 나의 전부를 걸었던 마음의 습관, 사랑의 습관이 어찌 한순간에 사라질까? 다이어트 실패한 친구에게 천천히 하라고 연민을 보이듯, 노력하지만 뭐든 쉽지 않은 다른 이에게 보낸 그 따뜻한 시선을 자신에게 보내야한다.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하면,

그 연민의 시간으로 자신을 응시하지 않으면 그러다 보니 잊지 못하는 못난 나를 다그치고 그러다 다시 잘못한 그 사람에게 습관적으로 돌아가거나 못난 연애 상대를 찾아 미친듯 눈이 돌아간다.


심리학자들이 늘 하는 말이다.


" 외로울 때는 사람 만나지 마라."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으니 변화가 힘들어도 자신에게 연민을 가져라. 수용하고 인정해라. 난 못난 사람이다. 그래도 죽지 않는다. 그리고 사랑은 또 온다.


3. 이기는 법 3단계 : 사랑의 재발명


이기려면 재발명하자. 전쟁이든 뭐든 이기는 사람들은 새로운 전략을 짜고 무기를 개발하고 속도를 내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


우리의 이기는 무기는 책으로 정했다. 왜? 주변 사람들은 이미 이별에서 많이 지고 이고 힘겨워 하고 있어서....


우리의 무기이며 든든한 아군

알랭 바디우의 "사랑예찬"


내담자와 나는 3번의 긴 대화 끝에 새로운 관점이 있어야 헤어지는 사랑이 아닌 영원한 사랑을 만날 수 있다고 결론 내리고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이렇게 강하게 의기투합이 되다니. ㅎㅎㅎ


"사랑은 만남으로 요약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성에서 실현된다."


"사랑예찬'에 나오는 이말에 대해 오래 이야기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설레는 만남 자체가 사랑이라 규정하고 사랑의 지속을 위한 다채로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랑을 하는 두 주체 모두 여러가지 감정과 인지와 행동으로 이루어진 존재인데 감정에만 눈 멀어 그 감정이 사라지면 그 존재를 낯설게 여기는 사랑만을 하지 않았나 그런 이야기에 도달했다.



내가 사랑을 열정이라 정의 내리지 않고 설렘이라 정의 내리지 않으면 그래서 다른 것들을 살펴 상대를 만났다면, 나의 상대방은 나를 걷어찬 그가 아니라 다른 이로 달라지는 것이다.


이번 이별에서 사랑의 다른 쪽. 설렘과 동시에 뭔가 다른 어떤 것이 있을까 찾아보고 숙고하기로 결론을 내었다. 그렇게 결론을 내고 나니 우리는 다크써클 정도의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지지 않기 위해 외모를 만들자 그런 의기투합은 하지 않았다. 이미 우리는 너무나 가치있는 존재라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다. 단지 사랑의 재발명을 위한 신나는 실험만이 있을 뿐이다.





" 두 사람이 만든 사랑이라는 세계를 무너지게 하고 위험하게 만드는 것은 사랑의 본질을 맹목적이고 낭만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데 있다. 사랑은 시간을 가지고 끈질기게 하는 모험이며 세상을 향한 재발명이라 합니다."


- 알랭 바디우, 사랑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