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그럼에도 물러설 수 없는

극우에서 벗어나는 용기를 응원합니다.

by off

영화 청설에 주인공 용준은 청각장애인 여름을 사랑한다. 용준은 장애에 대한 편견은커녕 대학교 때 배워둔 수어를 할 수 있어 여름과 친해진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맑은 사람을 하는 용준(홍경역)을 흐뭇하게 보면서도 '에이, 저렇게 편견이 없다고?' 의심을 여러 차례 했다. 하지만 영화 끝 한 장면에서 용준의 편견 없는 순애의 출처를 알게 된다.

용준이 못 듣는 여름을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된 엄마가 청각 장애를 걱정하자 용준 아빠가 이렇게 말한다.

" 그게 뭐가 문제야? 잘 듣는 사람들도 말귀도 못 알아먹고 하지 못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우리가 인간에 대한 무해한 존중을 배우는 곳은 맑은 공기와도 같은 좋은 생각 습관을 가진 어른들인 것 같다.


요즘 자식을 키우는 사람 혹은 혹은 청소년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 즉 교사나 상담가 혹은 교수님들이 가장 힘든 것이 청소년들의 극단화다. 어릴 때는 누구나 극단적이지 않아? 의 수준은 넘어선 지 오래다. 거침없이 소수자, 여성, 부모, 사회에 대한 혐오를 말하고 퍼다 나르고 공유한다. 혐오는 배제를 낳고 배제는 종종 폭력을 부른다. 우리는 역사에서 극단주의자들의 폭력과 전쟁을 목격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극단적인 생각들은 불행을 불러온다. 반대로 불행이 극단적 선택을 만들기도 한다. 어찌 되었건 한국의 청소년들은 불행 속에서 시들어가는 중이다. 자살이 늘고 극우가 점점 늘어난다. 막막하다.


막막하다고 물러날 것인가. 혹은 버틸 것인가.

서울교대 권정민 교수의 경험담을 정리한 [극우 유튜브에서 아들을 구출해 왔다]는 극우화된 청소년들을 구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책에서 소개된 몇 가지는 내가 아이들과 말할 때 효과를 얻은 것들이었다.

그 하나의 방법은 상담현장에서 나도 종종 쓰는 방법인데 개인화 혹은 인간화의 원리였다.

성적 소수자나 여성, 장애인을 혐오하던 아이들에게 주변인들, 친구들, 부모 혹은 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검은 생각들이 조금은 회색이 되었다. 생각과 감정이 말랑한 청소년시기에는 멀리 있는 세계평화보다는 가까운 사람들을 예로 들면 감동 가능성이 보인다. 감동은 논리적 설득보다 힘이 세다.


또 하나의 방법은 아이들의 생각에 공감하되 그럼에도 물러설 수 없는 가치는 알리는 것이다. 극단적이든 문제가 있든 민주적이고 평등한 관계로 아이들을 대하고 공감하는 것이 먼저다. 옳음에 대해 주장만 하고 그들의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잘못되었고 문제라고 말하면 더 어두운 곳으로 달아날 것이다. 솔직하게 다름을 그리고 어른인 나도 잘 모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평등하게 토론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극단적인 악이 존재하며 어떤 경우도 혐오와 폭력, 따돌림은 정당화될 수 없음을 알려야 한다. 어렵더라도 말이다.


제도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은 쉽다. 투표를 하고 정당을 지지하고 정책을 비판하고 하는 것들 말이다. 사실 일상 민주주의가 제일 어렵다. 피곤하지만 기준을 지키고 울화통이 터질 것 같지만 모순된 말들을 존중해 주는 일, 정말 어렵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는 길이라면 노력해 볼 만하다.


영화에서나 가능해 보이는 권정민 작가 같은 구출을 일상에서 해내고 있는 모든 어른들을 존경한다.


[혐오와 극단주의를 몰아낼 건강한 대화법 7 계명] 권정민 작가

1. 일단 들어보자.

2. 이해와 공감을 말로 표현하자.

3. 우리 주변의 이야기로 연결해 보자.

4. 새로운 정보는 서서히 소개하자.

5. 나도 모른다고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6. 상대의 관심사를 포착하자.

7. 생각을 되돌아볼 시간을 주자.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