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되지 않은 마음은 반드시 회귀한다” - 프로이트
얼마 전 전학 후 오랜 친구를 사귀지 못해 매일 울던 초등학생을 상담했습니다.
옛 동네의 오랜 친구를 잃고 자신의 깊은 상실에 대해 충분히 울고 말을 한 후 아이가 말했습니다.
“ 해결된 건 없는 데 뭔가 해결이 된 것 같아요. 선생님.”
제가 한 것은 온 힘을 다해 감정을 묻고 오래 듣고 그 아이의 상실 앞에서 긴 호흡으로 기다리며 충분히 울 게 한 것이 전부였습니다.
상담 후 어머니와 아이의 상실 과정에 대해 알고 있냐고 물었습니다.
“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하면 봇물 터지듯 감정이 폭발할 것 같아 두려웠어요.”
“ 충분히 그러실 수 있을 것 같아요.이해합니다. 어머니. 하지만 충분히 슬픈 감정을 공감받으면 어느 순간 마음은 자신의 자리를 찾습니다.”
저도 자주 이런 생각을 합니다. 무언가를 잃고 슬플 때 우울할 때 서운할 때 그냥 무턱대고 참으면 해결이 될 것이라는 환상 같은 것을 가지고 삽니다.
하지만 프로이트의 말처럼 충분히 어떤 상실의 감정들을 다루지 않고 그냥 참고 묻어두면 다른 폭발적인 감정들과 결합해서 더 큰 불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이트는 반드시 상실은 애도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나의 깊은 내면을 뒤흔들었던 이별,버림,실패,좌절은 상담의 과정을 거쳐 애도하지 않으면 ‘정리’가 되지 않습니다. 일종의 마음 속 ‘선언’이 필요합니다.
장례식을 하는 이유는 누군가를 잃은 슬픔을 예식을 통해 충분히 알리고 나에게 더 상처를 주면 안된다는 공식화인 것입니다.
몸이 아프면 쉬라고 하고 보호하라고 하는데 왜 마음의 상처는 그냥 참아야하고 의지로 극복해야 하나요? 우리의 상실은 인정받고 치유받을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 삶에서 나를 파괴할 만한 상실과 고통을 겪으셨다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애도하는 과정’을 선언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