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주로 책을 통해 내담자 고민에 대한 접근 방법을 많이 구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시민 작가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 힌트를 얻어 상담한 사례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얼마전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 유시민 작가가 '과학에서 다루는 것은 사실과 사물이지 선과 악이 아니다. 우리가 진화론을 수용해서 객관적으로 사람을 보면 모든 것은 진화의 산물이고 인간은 이기적이며 보편적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실이라고 해서 훌륭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 하려고 애쓰는 것은 아름답다. 우리 삶에는 도덕과 미학이 필요하다. 사실은 사실 그대로 알면서 선과 미를 추구하자. 사실을 도덕으로 착각하지도 말고 도덕으로 사실을 덮지도 말자.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154쪽 인용
이 글을 보면서 울컥했습니다. 사실 인간이 애를 쓰고 아름답게 자신의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인간 본능이 시키는 게으름과 이기심을 넘어서는 절절한 노력인 것입니다. 애쓰는 모든 사람들을 지지 합니다.
이 책을 읽은 것이 취준생과의 대화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유시민 작가처럼 취준생의 고민을 들어주되 사회에서 취업이 안되는 현실과 자신의 노력에 대해 주의깊게 들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상담에서 제가 나름 강조했던 내용들을 적어봅니다.
1. 취업을 못한 것이 전적으로 자신의 무능력함은 아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과 이야기를 하며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좌절이라는 것을 앞에 두면 자책을 하게 됩니다. 거의 무조건..
좌절을 겪은 사람들은 아무리 본인의 무능함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이 매우 복합적이라고 차근 차근 짚어보자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습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개인적 원인을 만들면 속이 편합니다. 자신만 고치면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취준생과의 상담에서 노력과 사회적 사실을 구분해주고 노력은 칭찬하고 사회의 모순을 말해주며 위로를 했습니다. 좌절된 마음, 막막한 마음이 완전히 좋아지는 것은 기대하기 힘듭니다. 서서히 나아지는 것이죠. 대화를 나누다 보니 스스로 한국 사회 현실을 이해하면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2. 취업을 생각하면 복잡한 마음은 발전 가능성이다.
좌절된 마음은 절대 단순하지 않죠. 취업이라는 것이 단순해 보이지만 절대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직업은 생계유지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 노력의 과정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것입니다. 그래서 청년 내담자와 이야기할때 복잡한 자신의 마음이 당연하다고 강조해 주었습니다. 때로 단순하게 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될 때가 있지만 무조건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함은 명료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근본적 해결을 못하게 하거나 발전을 막을 수 있거든요.
내담자에게 발전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절대로 상황을 단순하게 보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누구보다 발전하는 과정에서 복잡하다고 말이죠.
유시민 작가가 과학이 발전을 한 이유는 복잡한 통섭을 마다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인문학은 현상을 하나의 학문만으로 설명하기때문에 고립되고 발전이 더디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이 말에 상담의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그래서 취업이라는 문제에 접근하는 취준생 내담자의 복잡한 마음들을 지지하고 복잡하게 자신의 미래 문제를 보고 있는 노력에 대해 격려했습니다. 동트기 직전의 긴 어둠을 이해하니까요.
분야를 가리지 않고 통섭을 행하기 때문에 과학은 극적으로 발전했고 사회과학은 통섭을 거부하기 때문에 발전이 더디다.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206쪽 인용
앞으로 취준생 내담자가 또 상담을 받으러 올지 어떨지 모르지만 그의 모든 선택들을 전부 무조건 존중한다고 마지막에 말해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