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폭풍속 부푼돛 Dec 08. 2023

인도가 가장 이국적인 이유

결핍과 풍요로움 그 어딘가에...

우리 가족은 2024년 1월 인도로 떠난다. 인도여행은 내 생애 마지막이 될 육아휴직의 그 첫 번째 여정이다. 앞서 얘기한 거처럼 인도로 가야 하는 나름대로의 거창한 의미를 부여했다. 매거진의 타이틀이기도 한 '모자람'으로 과연 우리 아이들과 부부는 자랄 수 있을까? 인도라는 나라에서 결핍이 씨앗으로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아직 여행 전이라 아무것도 모른다. 아내도, 아이들도 큰 실망을 할 수도 있다. 도중에 중도포기하고 그냥 돌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인도에서 얻을 수 있는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에서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내가 인도를 가장 이국적인 나라라고 하는 이유이자, 우리 가족이 인도가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 가족의 인도 여행의 일정은 약 한 달 정도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철부지 어른이 세계여행이라는 작은 불씨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이라는 거센 바람으로 그 불씨는 사그라들었다. 5식구라는 대가족을 이끌고 장기간의 여행을 굳이 할 필요 있을까라는 합리화가 뒤따랐다. 대신 대모험에소모험으로 그 크기를 간소화하기로 했다. 그렇게 계획된 한달이라는 일정동안 2주는 남인도에 위치한  '오로빌'이라는 마을에서 체류할 예정이고 나머지 2주는 배낭을 메고 남인도 전역을 자유여행할 예정이다.


오로빌(Auroville)
인도의 퐁디셰리 근처 자본주의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는 가장 흥미롭고 이상주의적인 공동체 가운데 하나다. 인도의 사상가 스리 오로빈도의 이상향을 구현하기 위해 1968년 세워졌다. 53개국 출신의 2700여 명이 현재 살고 있다. 넓이 25㎢의 규모로, 한국인은 33명 정도 머물고 있다고 한다. 인도인이 제일 많으며 그다음으로 프랑스, 독일 그 밖에 중국, 일본이 각각 12명이고 대만이 3명이라고 한다. 1988년 인도 국회에서 오로빌재단법이 통과되면서 오로빌은 특별자치권한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오로빌의 주민은 오로빌리언으로 부른다. 오로빌이라는 이름은 '동트는 새벽(프랑스어 aurore에서 따온 단어인 Auro)의 도시(ville)'라는 뜻이다. 스리 오로빈도의 오로를 떠올리기도 한다.  
출처: 나무위키


우리 가족의 사는 모습을 보고 아내의 지인으로부터 추천받은 곳이 오로빌이었다. 다행히도 그 지인은 우리 부부를 제대로 본 모양이었다. 나뿐 아니라 아내 역시 오로빌과 인도를 흔쾌히 승낙했으니까(아내 신혼여행이 첫 해여행이고 인도가 두 번째 해 여행이다). 특히나 나는 자본주의로부터 벗어나려는 공동체라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산주의자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극도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연 이 길 밖에 없을까라는 의문이 든 것도 사실이다. 돈의 노예가 되어가는, 걷잡을 수 없는 양극화는 과연 모두에게 평등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본주의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공동체가 궁금했다. 과연 어떤 대안으로 공동체가 유지되고 운영이 되는지 직접 보고 경험해 보고 싶었다. 리가 가장 공정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한민국에서 벗어나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 나라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보고 배울 수 있을까? 기대감은 그저 근거 없는 기대감일까? 단 가보고 볼일이다.




가장 공정한 사회에서 사는 우리와 가장 불평등한 사회에서 사는 그들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와 불평등을 인정하는 그들

그래서 더 이상 평등을 찾지 않는 우리와 그럼에도 평등을 찾는 그들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한 우리와 물질적으로 부족하지만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그들


이보다 다를 수 있을까. 자의 다름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찾을 수 있지않을까? 핍과 풍요로움 사이에그 무언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당연시 여긴 모든 것들로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모는 것들로부터, 아무 어려움 없이 풍족하게 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한걸음 떨어져 보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었다. 오로빌이라는  마을도 그렇고, 힌두교라는 종교도 그렇 인도라는 가장 이국적인 나라에서는 이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한걸음 떨어져 나를 다시 볼 수 있다면 내가 지금 당연히 누리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것들인지,  맹목적으로 옳다고 믿고 판단하는 것들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 가족이 인도에 가는 이유에 대해서 장장 2화에 걸쳐 참으로 거창하게도 썼다. 말이 많고 길다는 것은 한달이라는 기간 동안 5식구를 인도에서 지켜야만 하는 한 가장의  불안함반증일 것이다. 안함이 커질수록 설레임 또한 커진다. 쉽지 않은 여행이 될 수도 있고 각보다 쉬운 여행일 수도 있을 것이다. 무엇이 됐든 그들로부터 배울 수 있으리라는 확신은 있다. 각자가 배우고 각자의 배움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가족의 첫 해외여행지는 너로 정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