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보통밤
#본격 직장·가족 판타지 소설
짙푸른 어스름 아래 공사가 한창이다. 어수선하지만, 노랗게 물든 실내 분위기가 도시의 밤과 제법 잘 어울린다. 카페처럼 보이는 실내의 노란 조명은, 옆에 짙은 청록색의 스타벅스보다도 더 눈에 띈다. 곤색으로 변해가는 저녁 하늘 아래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이고, 저긴 또 뭐 한다?”
“그러게요. 저번엔 뭐였죠? 기억도 안 나네요.”
“위치가 안 좋아서요. 뭘 해도 안 될 겁니다. 그래서 싼거겠죠.”
“평생 월급쟁이만 해온 나도 저기선 장사 안 하겠다.”
노란 조명 아래에선, 공사 인부 하나가 얼굴도 안 보이는 채 뭔가를 용접 중이었다. 불꽃이 잠깐 하늘을 찔렀다가 사라졌다.
“과장님, 저랑 내기 한번 하실래요? 1년 안에 폐업한다에 제 영혼을 걸겠습니다.”
“영혼까지 거냐, 타대리?”
“제 영혼은 맥주 한잔 값밖에 안 합니다.”
“그럼 난 6개월 안에 망한다에 내 영혼을 건다.”
둘은 웃었다. 웃음소리도 깊어가는 남색 하늘에 흩어졌다.
“저 가게 문닫는 날에 양꼬치에 맥주 한잔이나 하자고. 저 가게 사장한테는 미안한 소리지만.”
“누가 누구를 걱정해요, 과장님. 우리 코가 석자예요. 그래도 저 가게 주인은 사장님 소리는 듣잖아요.”
“그래, 우리는 노비지. 사노비.”
“오늘도 야근 빡세게 하셨으니, 가정에 충성을 다하세요.”
“충성할 가족도 자고 있고, 나도 오늘은 완전 번아웃이다. 팀장 봤지? 내일부터 엄청 조일 거야.”
“지하철 시간 얼마 안 남았네요. 과장님, 어서 가시죠.”
나과장과 타대리는 퇴근길을 재촉한다. 말없이 빠른 걸음을 걷는 두 사람의 뒤로, 조금 전까지 켜져 있던 스타벅스 간판이 무심하게 꺼진다. 짙은 남색 아래, 도시는 다시 어둠에 삼켜진다. 그 순간, 노란 불빛이 조용히 켜진다.
지지직. 톡.
이모션 커피
“사장님, 간판 멋있네요. 잘 들어옵니다.”
“늦은 밤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밝은 조명이 짙은 어둠을 조용히 밀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