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그 나이를 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by 폭풍속 부푼돛

#본격 직장·가족 판타지 소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미치도록 가지고 싶은 거, 욕망과 갈망으로 사무치는, 그 무언가. 갖고 싶다. 그 사람이라면 충분해… 하지만 정말 그걸로 끝낼 수 있을까? 아니, 지금은 질문할 때가 아니야. 집중하자. 오직 그 사람만 생각하자.’

마음속에 흩어진 조각들을 하나로 모은다. 나 과장은 이미 알고 있었다. 집중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몇 번의 경험으로 배웠다.

머릿속의 이미지를 불러낸다. 그러나 이번에는 쉽지 않다. 그 사람의 말이 맞았다. 이걸 성공한 사람이 손에 꼽힌다 했지. 하지만, 원했다. 사십 평생, 이렇게까지 사무친 적은 없었다. 미치도록 맛보고 싶었다. 하나가 되고 싶었다.


손에 쥔 감지기가 부르르 떨린다. 게이지가 차오른다. 응어리가 뭉쳐진다. 점점 더 단단해진다. 마음에 가득 찬 마지막 욕망은 손에 쥐어진 감지기를 더욱 세차게 흔들어댄다.

탁탁 타다닥 탁! 탁! 탁!


‘온다… 온다… 온다!’


MAX!

게이지가 한계를 때리는 순간, 나 과장은 외마디 탄성을 내뱉으며 다음 단계로 돌입한다. 속에 웅크려 있던 덩어리가 구 형태로 응집된다. 매끈하지는 않지만 완벽에 가까운 반고체. 버블티 타피오카 펄 같은, 묘하게 부드러운 탄력. 방황하는 청춘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떠돈다.


바로 그때, 빛 한 줄기가 스친다. 덩어리가 눈덩이처럼 커진다. 드디어 그 순간이 왔다.

“우웨엑! 끄억! 커헉!”

위에서 식도를 타고, 편도를 지나, 입을 뚫고 폭발하듯 튀어나온다. 뜨겁다. 거대하다. 이번은 여느 때와는 다르다. 화산이 폭발하듯 방출의 순간, 나 과장은 몸서리를 친다.

“아~ 아~ 아~!”

절정의 희열에 못 이겨 입 밖으로 탄성을 뱉어낸다. 나중에 올 두통 따위는 상관없다. 오직 지금 이 순간만 있다. 속에 있는 무언가를 내뱉어 내는 욕구의 충족으로, 어느 쾌감에서도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짜릿함을 만끽한다. 머릿속은 텅 비고, 온몸의 구멍에서는 알 수 없는 액체들이 뿜어져 나온다. 틈새로 빠져나오는 공기와 함께 기묘한 소리가 울렁거리며, 피식 거린다.


곧이어 두통이 몰려온다.

“아아아… 내 머리~ 누가 나 좀… 살려…”

두 번째 몸서리가 시작한다. 입안 한가득 차있는 새빨간 그것을 채 뱉지도 못한 채 차마 서 있지 못하고 무릎을 꿇는다. 온몸 구멍으로 뱉어낸 진득한 액체는 뒤통수와 차가운 바닥을 붙여주는 접착제가 되었다. 괴성과 고함을 질러보지만 메아리만 요동칠 뿐 그곳에는 진득한 절규와 고통만이 남는다. 시야가 흐려진다.


201104012204565438525927……


희뿌연 시야에 알수 없는 숫자가 떠오른다. 온 힘을 다해 손을 뻗지만 닿지 않는다. 숫자는 회색에서 흰색으로 희미해진다. 바래진 숫자를 잡지 못하는 손은 마치 춤을 추듯 허공을 가로지르지만 두 손은 어느새 바닥에 쩍 하고 달라붙는다. 그의 눈꺼풀도 달라붙는다. 의식이 흩어진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세계도 꺼지기 시작한다.


쿵, 쿵… 쿵, 쿵, 쿵…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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