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매지 말라고 말하지 말라.
존경받는 인간이 되라고 말하지 말라.
그 모든 말은 결국 헤매임이란 가치를,
사회의 틀 속에 갇히지 않는 인간이란 가치를 거세하게 된다.
현대의 성인 크리슈나무르티는 그를 구세주로 받드는 별의 교단을 해체했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존경받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지라고 말했다.
위험한 이야기다.
그리고 아탈리는 인생의 시간은 인간의 유일한 소유물이니 그것을 마음껏 철저하게 이용하라고 말한다. 역시 위험한 이야기다." (p.20)
"그런데도 이런 위험한 생각들이 훌륭한 생각이라며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존경받기 위해 무수히 많은 도덕적 가치로 무장하고, 나의 것으로서의 인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성공하기 위해 억지로 걸어가야 하는 삶의 길을 불안하고 불행하게 걷고 있는 인간들이 대다수인 이 사회에서 소위 저 훌륭하다는 생각을 따라서 산다면, 그 인간은 정신적으로 압사당하지 않을까?
그런데도 저 생각들이 훌륭하다니. 사회라는 집단의식은 위대한 관념들은 허용하나, 그 관념을 사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럭셔리해 보일 뿐 속은 곪아 터져있는 것이다. 명품의 가치도 모른체 소유했다는 것에 뿌듯해 하고 있을 뿐." (p.22)
""그대에게 집이 없다면
그대는 어찌 살아 갈 것인가?" 라고
술집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물었더니,
"그럼 내가 어디 있든 그 곳을 내 집으로 만들겠네."
라고 대답한다.
그 마음이 호기로워,
"그럼 그대 집을 내게 주고 그리 한 번 살아보겠는가?" 했더니,
"그럼 이곳을 가지게나"라며 크게 웃는다.
그 순간, 열평 남짓한 술집이 두 사람의 집이 되었다." (p.159)
<프로젝트 '나'>는 내게 알렉산더 테크닉에 대해 훌륭한 가르침을 베풀어주신 홍석 선생님께서 추천하며 빌려주신 책이다. 선생님께서 이 책을 내게 추천하시면서 말씀하시길 책의 저자 강병석은 본인이 '병석이 형'이라고 부르며 배울 점이 많았던 정신적 지주같은 분이셨다고 한다. 그런데 정말 안타깝게도 이른 나이에 짧은 생을 마치고 돌아가신 듯하다. 이 책은 저자 강병석이 생을 마감하기 전에 썼던 글들이나 인터뷰를 엮어서 만들어졌다.
책은 전반적으로 굉장히 자유로운 형식의 에세이로 가득차있다. 어떤 글은 흡사 선문답을 연상케 할 정도로 압축적이면서도 인상적인 일화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인터뷰까지 읽어보니 여러모로 깨달음에 대한 갈망이 큰 사람이었던 듯하다. 간략하게나마 그 여정을 들어보니 오쇼 라즈니쉬라거나 마하리쉬가 연상되기도 한다. 글에 담겨있는 생각들도 그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환경이 더욱 좋았거나 때를 잘 만났다면 그들만큼 유명해지는 것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단명하셨다고 하니 더더욱 아쉽기만 하다. 아무튼 덕분에 재미나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