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together with new students
3월부터 새로운 아이들과 함께 한다.
교원이라면 누구나 느낄 3월의 설렘과 두려움.
이번에 만나는 아이들과는 어떤 가치를 또 함께 나누게 될까
내가 바라는 것은 그저 아이들이 자기 안의 가치를 깨닫고 나아가게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에 관해서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각자가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고 표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문득 고3을 맡으며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하다, 잊고 있었던 나의 수업 내용을 떠올리게 되었다.
우리네 삶은 길고도 머나먼 항해 같지만, 뒤돌아보면 짧은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아이들과 항상 나누곤 했다. 어릴 적 부모님과 손을 잡고 함께 갔던 식당, 사촌언니 오빠들과 함께 차를 타고 여행을 가며 노래를 불렀던 순간, 눈이 펑펑 오는 날 친구와 함께 학교 주차장에서 맘껏 뒹굴며 누워보았던 기억, 그런 소소한 찰나의 순간이 나에겐 사진처럼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그런 추억을 떠올리며 살아간다. 내가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던 것은 그런 우리 삶의 평범한 이야기였다.
고된 학업과 학교 내에서의 인간관계에 치여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네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너란 사람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이 존재하는지, 그래서 이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함께 나누고 싶었다.
비록 내가 사랑하는 제자는 그 소중한 기억들을 뒤로하고 다른 곳으로 머나먼 여행을 떠났지만 말이다. 어쩌면 우리네 삶은 그런 소중하고도 소중한 찰나의 순간을 만들기 위해 살아가는 것일 텐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가장 중요한 삶의 본질을 놓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를 나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되묻고 싶었다.
그래서 올해 마주하게 될 아이들에게도
너희들이 마주할 소중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삶의 교육학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그리고, 선생이 된 후에는, 1월이 아닌 3월부터 새해가 시작되는 느낌이란 걸. 그 3월은 너희들만 설레고 두려운 게 아니라 너희들과 함께할 선생님들도 모두 긴장하고 너희들을 만나는 시간이라는 걸. 그래서 훗날 그 시작을 우리가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한번 잘 보내보자고, 이야기를 건네보고 싶다.
따뜻한 봄이 되어 만나자. 새로운 친구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