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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음의 장소, 바다

by 대중철학자


잊음의 장소, 바다


바다는 눈물이다.

한없이 흘리는 눈물이 얼굴 표면을 깎아내린다.

쏴아아-

발자국은 물의 침례 속에 해진다.

끊임없이 적시는 술잔에 눈앞이 희미해지듯

바다는 끊임없이 모래 위의 기억을 지우고 있다.

조개껍질이 작은 입자로 갈려나갈 때까지

세찬 파도 속 망각을 향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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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같은 무한 동력은 또 무엇일까.

사람들은 바람을 쓰기로 했다.

바다 위 돌아가는 풍차.

드디어 자생하는 방법을 알아가고 있나 보다.

수많은 쓰레기로 지구를 어질러놓고 나서야

비로소 자연과 더불어 사는 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 방황이 지혜가 될 때까지

지구는 몇 천년이고 기다린다.

꼭 부모자식같이

차라리 파도를 맞고

모든 걸 잊어버리느니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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