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순국 108주년을 맞아 되새겨보는 인생의 의미
위대한 영웅이나 철학자들은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죽음을 맞이하는 최후의 순간에도 결코 두려움을 느끼지 않습니다. 의미 있는 삶을 살았기에 죽음 앞에서도 떳떳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스트리아의 철학자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 1889~1951)은 평상시 "훌륭한 죽음을 맞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비트겐슈타인이 1937년 2월 19일에 쓴 일기 中)는 사생관(死生観)을 갖고 있었습니다. 최후의 순간 주위 사람들에게 남긴 유언 역시 "나는 멋진 삶을 살았다"는 확신에 찬 한마디였습니다.
108년 전 오늘, 영웅 안중근 순국하다
그리고 108년 전 오늘, 또 다른 위대한 영웅이 훌륭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오늘은 바로 안중근 의사 순국 10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1909년 10월 26일, 31살의 청년 안중근은 중국 하얼빈역에서 대한제국 침략의 원흉이자 동양 평화의 교란자였던 일본 정치인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권총으로 처단하는 의거를 결행했습니다.
일본군에 의해 현장에서 피체된 안 의사는 사형 선고를 받고 이듬해인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15분. 중국 뤼순감옥에서 장렬하게 순국합니다. 향년 32세. 젊음을 다 피워보지도 못한 채 맞이한 안타까운 최후였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청년 안중근
그러나 안 의사는 죽음 앞에서도 머뭇거리지 않았습니다.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를 위해 죽으라"는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뜻에 따라 항소를 포기하고 사형장으로 당당하게 걸어갔던 것입니다. 그리고 사형 집행 직전 이뤄진 두 동생과의 면회에서 "내가 죽거든 하얼빈 공원에 묻어두었다가 조국이 독립되거든 고국으로 옮겨다오"라는 유언을 남겼습니다.
안 의사는 사형 집행 직전까지도 자서전인 <안응칠 역사>와 한·중·일 3국의 평화와 화합을 주장한 <동양평화론>을 저술하는 등 초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적군이었던 일본인 간수들마저도 감동해 안 의사에게 유묵을 청했다는 일화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안중근 의사를 보며, 새삼 한 없이 초라해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안 의사의 순국을 함께 추모하며 그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