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사건 70주년을 추모하며
오늘은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제주 4.3 사건은 1948년 4월 3일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한 남로당 제주도당이 무장봉기를 일으키자 이에 대한 미군정과 이승만 정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 당한 사건입니다.
당시 이승만 정부는 5.10 총선거 당시 단독선거를 거부한 제주도에 대해 보복성 탄압을 가하는데요, 군대를 동원해 제주도를 포위하고 "해안선으로부터 5km 이상 들어간 중산간 지대를 통행하는 자는 폭도배로 간주해 총살하겠다"는 포고문을 발표합니다.
11월 17일에는 제주도에 계엄령을 선포하고, 이듬해 2월까지 중산간 마을에 불을 지르고 주민들을 집단 학살하는 등 만행을 저지르기에 이릅니다. 이러한 학살은 6.25 전쟁이 끝난 이후인 1954년 9월까지 이어졌습니다.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4.3사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25,000∼30,000명으로 추정되고, 마을 95% 이상이 불타 없어졌으며, 가옥 39,285동이 소각됐다고 합니다.
70년이 지난 지금도 제주도민들에게 이 날의 기억은 끔찍한 악몽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특히 희생자들의 유족들은 여전히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가야만 했던 자신의 부모, 형제,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습니다.
2000년,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보상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이 제정됨으로써 명예회복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실종자들의 유해 발굴 등 우리에겐 여전히 숙제가 남아있습니다.
무엇보다 여전히 고통받는 희생자와 유족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게 급선무일텐데요, 오늘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저는 오늘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며 "더는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식 사과함으로써 유족들을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필로소픽 역시 무고하게 스러져가야만 했던 희생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며, 제주 4.3 사건에 대한 완전한 진실 규명과 희생자 및 유족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길 촉구합니다. 아울러 다시는 이 땅에 70년 전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