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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픽 Jul 06. 2018

<신과함께> 개봉과 함께 알아보는 다양한 사후세계

[죽음 카탈로그] 동서고금 여러 나라와 민족은 어떤 사후세계를 꿈꾸었을까

올초 1,44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형 판타지 영화의 새로운 역사를 쓴 <신과함께-죄와 벌>. 그 속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습니다.

속편인 <신과함께-인과 연>에서는 전편에서도 등장했던 자홍의 동생 수홍(김동욱 분)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형과 똑같이 49일 동안 재판을 받게 됩니다. 이에 더해 저승 삼차사인 강림도령(하정우 분), 일직차사 해원맥(주지훈 분), 월직차사 이덕춘(김향기 분)의 과거 이야기가 등장할 예정이라 벌써부터 누리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비밀의 단서를 쥔 인물 성주신으로 '마블리' 마동석이 등장해 깨알 같은 재미를 더할 예정입니다.

영화 <신과함께 - 인과연> 공식 포스터 -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께>에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안긴 장면은 역시 '사후세계'에 대한 묘사였죠. 영화 속에서 망자는 7개의 지옥을 건너야 했는데요, 각각의 지옥에서는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의 죄를 심판합니다. 

각 지옥을 관장하는 대왕들은 망자의 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업경을 통해 망자가 기억하지 못하는 아주 작은 잘못까지도 드러냅니다. 그 처벌도 무시무시하죠. 얼음에 가둬버리고 불구덩이에 던지는 등 상상만 해도 끔찍한 형벌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묘사한 지옥들은 우리 조상들이 믿어왔던 한국저승신화에서 모티브를 따와 각색했다고 합니다.

영화 <신과함께> 스틸컷 - 출처: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다른 나라와 민족들도 사후세계가 있다고 믿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그들이 상상했던 사후세계는 어떤 모습일까요?

일본의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요리후지 분페이는 동서고금 여러 나라와 민족이 꿈꾸었던 사후세계를 자신만의 독특한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작업을 시도했습니다.


세계의 여러 나라를 살펴보면, 사람이 죽는다고 꼭 '영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억과 함께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민족이 있는가 하면 다른 생명으로 태어난다고 믿는 나라도 있다. 국가, 종교, 시대에 따라 죽음에 대한 사고방식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여기서는 이런 죽음의 다양한 형태를 그림으로 나타내보았다 - 《죽음 카탈로그》 中


[여러 민족이 상상했던 사후세계의 모습 TOP 5]

1. 지하세계로 간다 (일본)



 사람이 죽으면 황천이라는 지하세계로 간다고 믿었습니다. 황천은 일본 시마네현에 있는 '요모쓰히라사카'라는 고갯길로, 지상세계와 이어져 있는 공간입니다. 우리나라도 저승을 빗대 "황천길에 간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요, 아무래도 같은 동양 문화권에 속해 있다보니 공통점이 있는 듯 합니다.

2. 평행세계로 간다 (일본 아이누족)



일본 훗카이도의 원주민인 아이누족은 죽어도 현세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계(下界)에서 평범하게 생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계의 시간은 현세와 반대입니다. 현세가 낮이면 하계는 밤, 현세가 여름이면 하계는 겨울인 셈이죠. 그래서 특이하게도 아이누족들은 장례를 지낼 때도 여름에 죽은 사람은 겨울 옷차림으로, 겨울에 죽은 사람은 여름 옷차림으로 매장한다고 하네요.

3. 전쟁터로 간다 (북유럽 바이킹족)



고대 북유럽의 바이킹족은 '전투의 민족'이라고 할 정도로 호전적인 민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죽어서도 전쟁터로 나가 싸움을 계속한다고 믿었습니다. 이들은 마블 영화 <토르> 시리즈로도 잘 알려진 북유럽의 신 '오딘'이 지배하는 천상의 궁전에서 낮에는 싸움을 즐기고 밤에는 연회를 열어 술을 마신다고 합니다.



4. 죽은 자의 나라로 간다 (이집트)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사람이 죽으면 혼이 되어 '사자(死者)의 나라'에 간다고 믿었습니다. 혼은 영원불멸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다시 태어날 날을 기다립니다. 다시 태어날 날까지 육체를 보존하기 위해 사체는 미라로 만들었습니다.

5. 똑같은 일상이 이어진다 (필리핀 마노보족)



필리핀 마노보족은 죽으면 '이브'라는 죽음의 나라로 간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그 이브는 별개의 세계가 아닌 현세의 연장일 뿐입니다. 그래서 죽어서도 평소처럼 일상이 이어진다고 믿습니다. 다만 현세처럼 성가신 일은 없습니다. 먼저 죽은 사람과 다시 만나서 결혼하고 일하며 평화롭게 지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분페이는 이 상태를 '천국도 지옥도 없는 평온한 죽음의 형태'라고 부릅니다.


죽음을 좀 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이렇듯 그 형태는 달라도 동서고금의 여러 나라와 민족들이 공통적으로 사후세계의 존재를 믿어왔습니다. 이는 어쩌면 죽은 뒤에도 내세에서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인류의 욕망이 만들어낸 공통점이 아닐까 합니다.

이 기발하고 엉뚱한 작업 끝에 요리후지 분페이는 말합니다. "어떠한 나라나 민족도 죽으면 고통스러운 세계로 간다고 믿는 민족은 없다"고. 지옥이 있다면 균형을 이루듯이 천국도 존재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죽음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믿고 싶었던 이들을 통해 우리는 죽음을 좀 더 가볍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 출처: <죽음 카탈로그>, 요리후지 분페이 지음, 홍성민 옮김, 2018.07.10, 필로소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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