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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로소픽 Nov 08. 2018

도산 안창호 선생과 하비로 청사

[도산 안창호 선생 탄신 140주년] 의류매장이 들어서버린 임시정부 청사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배우 박정민이 유명한 위인 역할로 까메오 출연을 해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1~2분 정도의 짧은 출연이었지만 하루 종일 실검에 올랐을 정도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 위인의 정체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배우 박정민이 분장한 이 위인의 정체는...? - 출처: tvN <미스터 션샤인> 캡쳐





바로 도산 안창호(1878~1938선생이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탄신 14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안창호 선생 탄신 140주년을 맞아 필로소픽에서 특별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실까요?


마침내 찾은 임시정부의 두 번째 청사 터


2018년 4월 10일, <동아일보>는 '상하이 임시정부의 두 번째 청사가 있던 자리를 찾았다'는 내용의 기사를 1면 단독으로 보도했습니다.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김신부로(현재 서금이로)에 있던 첫 번째 청사를 시작으로 여러 번 청사를 옮겨다녔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발견된 청사 터는 바로 1919년 8월부터 10월까지 임시정부 요인들이 활동했던 두 번째 청사 터를 말합니다. 당시 상하이 하비로(霞飛路) 312호에 위치하고 있어 '하비로 청사'라고 부릅니다. (참고로 현재 우리가 상하이 여행을 갈 때면 필수코스처럼 들르는 '마당로 청사'는 상하이에 있던 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라고 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두 번째 청사 '하비로 청사' - 출처: <임정로드 4000km>


하비로 청사에서 활동할 당시, 임시정부는 역사적인 사건을 겪게 됩니다. 바로 상하이에 있던 임시정부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있던 대한국민의회, 서울에 있던 한성정부가 통합하여 상하이에서 통합 임시정부가 출범한 것입니다. 하비로 청사는 통합 임시정부가 출범한 역사적 현장인 셈입니다.


그런데 이 하비로 청사를 마련하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 분이 바로 도산 안창호 선생이라고 합니다. 당시 내무총장으로서 '임시정부의 살림꾼' 역할을 하던 안창호 선생은 미국 교민들로부터 원조 받은 성금으로 프랑스 조계에 하비로 청사를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안창호 선생의 노력으로 임시정부 요인들은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독립운동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국제도시 상하이에서 자주독립국가로서의 자부심을 널리 떨치기 위해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2층 외벽에 태극기를 걸었다고 합니다.


안창호 선생은 어렵게 마련한 하비로 청사에서 국내외 동포들로부터 독립자금을 원조받는 사업에 주력했다고 합니다. 국내 동포들을 상하이로 불러 하비로 청사를 둘러보게 한 뒤, 임시정부의 열악한 사정을 호소하며 자금 원조를 요청한 것입니다. 

동포들 앞에서 눈물로 호소한 안창호 선생

이와 관련해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하나 전해지고 있습니다. 당시 국내에서 임정의 동태를 살펴보고자 온 한 동포에게 안창호 선생은 금반지와 장신구를 내보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건 조선의 부인이 조국의 독립을 기원하면서 기증한 물건이오. 아직까지 팔지 않고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소" 그렇게 말하는 선생의 눈가에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고 합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들의 모습


이렇듯 하비로 청사는 안창호 선생을 비롯한 임시정부 요인들의 피와 땀이 서려있는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올여름, <오마이뉴스>의 청년 기자들이 직접 그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하비로 청사 터를 찾았다고 하는데요,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당시 건물을 찾아볼 수 없다고 합니다. 현재 청사 터엔 의류매장이 들어선 상태라고 하는데요, 사라져버린 역사적 현장을 마주하며 느낀 안타까운 심경을 그들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록 옛 흔적이라고는 하나도 찾을 수 없는 4층짜리 의류매장 건물이지만,  
그곳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당시 청사와 거리를 수없이 오갔을 수많은 애국지사를 떠올릴 수 있다.  
  
현장에서 H&M 매장 직원들에게 한국에 관한 과거 기억을 물었지만  
역시나 아는 사람은 없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통합을 이뤘던 장소인 만큼  
2019년 대한민국 100주년을 맞이해 반드시 표지석을 세워야 할 유적지이다. 
하비로 청사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 <임정로드 4000km> 집필팀 -


'하비로 청사'가 있었던 회해중로의 현재 모습. 청사 터에 H&M 건물이 들어서있다. - 출처: <임정로드 4000km>


비록 그 당시 건물은 사라졌지만, 앞으로 상하이 여행을 갈 때면 이곳에 꼭 한 번 들러 임시정부 선열들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하비로 청사 가는 길]

주소 : 上海市 黄浦区 淮海中路 651号 (상해시 황포구 회해중로 651호) 

하비로 청사는 대한민국이 탄생한 서금이로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회해중로역(淮海中路站) 1번 출구로 나와 좌측으로 100m 걸어가면 길 건너에 4층짜리 H&M 건물이 보인다.


하비로 청사 약도 (빨간 원의 H&M이 당시 하비로 청사가 있던 자리였다)




하비로 청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올해 말에 출간될 국내 최초 임시정부 투어가이드북 <임정로드 4000km>를 통해 소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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