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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Mar 04. 2020

자존감을 세워야 하는 진짜 이유

'나'라는 것은, 낮게 세우든 높게 세우든 둘 다 똑같다

우리가 자존감을 세워야 하는 이유는

그 세워진 자존감으로

나를 내세우거나,

나 스스로 자만하거나,

타인들보다 우월감을 느끼거나

하려고 하는 게 아니다.


우리가 자존감을 세우는 이유는

기존에 나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한 낮은 자존감'을

해체시키기 위함이다.


왜냐하면 그런 낮은 자존감은

허상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타인들과 바깥세상이

나에게 주입시킨 결과 만들어진

판타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실상은

'낮은 자존감'이 없는 게 아니라

'자존감' 따위가 애초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항상, 본래부터

잘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자존감' 따위 만들어진 설정이

끼어들기 전에

그와 하등 상관없이

잘 존재하고 있다.


'낮은 자존감'은,

그 잘 존재하고 있는 나에게 그리고 너에게

쓸데없이 덧칠해진 물감에 불과하다.


우리가 할 일은,

그 물감이 다만 물감임을 눈치채고

그냥 지워버리는 것이다.

혹은 완전히 지워지기 전이라도

묻어 있어도 개의치 않는 것이다.

아무것도 아니니까.


/


그러면 '자존감을 높인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의 임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본래는 자존감도, 낮은 자존감도 없는 것이지만

그것이 있다고 믿고 있으니

일단 또 하나의 물감인 '건강한 자존감, 높은 자존감'을 사용해서

기존의 물감을 덧칠하거나 지우는 것이다.


이때 유념해야 할 것은

그 '높은 자존감' 역시 본래는 다만 하나의 물감에 불과하므로

그것에 의존하거나, 그것을 절대화하거나,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실제 무엇이 된 듯이 느끼거나

믿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건강한 자존감, 높은 자존감의 본래 목표는

내가 그것으로 무엇을 또 더 느끼는 게 아니라

다만 기존의 환상이었던 '낮은 자존감'을

없애버리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


이상을 기억하면서

건강한 자존감, 높은 자존감을 의도적으로 키워서

불필요한, 있지도 않은 낮은 자존감을 해결하면 되겠다.


그리고 그 높은 자존감마저도

다만 잘 활용하는 것에 의미가 있지

뭐 더 특별한 무엇이 아님을 항상 기억하기.


'나'란 것은

낮게 세우든 높게 세우든 둘 다 똑같으므로

둘 다 허상임엔 아무 차이 없으므로.

낮다고 실망하거나 높다고 우쭐할 것이 못되므로.


'나'란 것은

낮게든 높게든

세우고 절대화, 실체시 하여 매몰되는 것이 문제이지,

그 문제에서 자유롭다면 그냥 잘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도구일 뿐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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