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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May 27. 2020

그 어떤 '나'도 내가 아님을

'내가 있다, 없다'가 아니라, 그 '나'가 설정임을

굳이 '나'라는 설정을 적용해야만
내가 제대로 존재하는 게 아님을.

'나'라는 설정에서 자유로워도
아무 문제없음을.

'나'라는 설정이,
필요할 땐 좋은 도구나 기준점이
될 수 있음을.
하지만 굳이 그것을 중요하게
사용할 필요가 없을 땐,
'나'라는 느낌과, 믿음과, 생각이
아무리 뚜렷하게 있다고 해도
그 '있음'과 상관없이
나는 나에서 본래 자유로움을.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게 아니라
본래 자유로움을.

다만 나 스스로
그 틀(설정) 안에 머물러
'자유롭지 않다'라고
하고 있는 것뿐임을.

무한 허공 중에
원 하나 그려놓고
그 원이 나라고 하고 있는.

'나'라고 할 것이 애초에 없지만
정히 말해 보자면
차라리 어떤 것으로도 한정되지 않는
그 무한 허공임을.




'나는 무한 허공이다'로 명상해도 되지만
(권장됨)

더 바람직한 명상은
'나는 선 그어 만들어진 그 어떤 한정된 원도 아니다'인.

그 어떤 원도 아니므로
그 결과 자연스레 무한 허공이 됨.

그 결과로 느끼는 게 좋음.




무한 크기의 원을 그려도 그 원은 결국 한정된 것임을.

원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원 자체'가 문제임을.

우리는 어떤 원도 아님을.
애초에 '원' 따위가 아님을.

어떤 원으로 느껴져도
그 순간!
(그 원을 느끼면서, 동시에)
그 원을 지워버리기.
(원의 허상성을 본다는 말)

원(나)이 느껴지거나,
완전히 지워지지 않아도 됨.

그 절대성이 허상임을
눈치채면 됨.


그 사라지지 않는 느낌조차도
또 하나의 원(설정) 일뿐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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