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나'에 대해 좀 심드렁 해져야 합니다.
'나'와 관련된 여러 감정, 심리, 관계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말이죠.
나에 대해 심드렁 해진다는 것은,
나를 무시하거나, 나를 지키지 말라거나,
나를 중요하지 않다 여기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것 하고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나에 대해 심드렁 해진다는 것은,
똑같은 일인데 '나'에게 벌어졌다고 해서
그걸 더 심각하게 여기거나,
더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더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말자는 것입니다.
그렇게 더 심각, 예민해지는 근본 이유가 바로
'나와 관련된 것이니까 뭔가 다르게 임하자'는 마음 때문이거든요.
즉 '심드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유난'을 떠는 것이죠.
그럼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
'나'도 드라이하게 대상으로서 인식하는 것입니다.
더 과하게 대접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더 허술하게, 부당하게 대접하는 것도 아니라
우리가 어떤 대상, 상대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적절하게, 정당하게, 상식적으로, 온당하게 대하듯이 대하는 것입니다.
우린 이미 그렇게 하고도 있거든요.
즉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행위들입니다.
그러므로 아래 두 가지 모두 주의하는 것입니다.
일단 '나'를 잘 지켜야 하겠지요. '남'을 잘 지키듯.
'나'라고 해서, 내가 내 꺼라고 너무 함부로 굴리거나,
과하게 요구하거나, 업신여기거나,
경멸하거나, 착취 등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해줘야죠.
또한 '나'라고 해서 너무 일방적으로 옹호하거나,
오냐오냐 하거나, 특별하게 여기거나, 안절부절못하거나,
오류나 착오 등을 그냥 넘기거나 하지 않아야 합니다.
역시,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해줘야죠.
예를 들어, 아이를 양육할 때
무조건 아이를 부당하게 부정하는 것도 안 되며,
그렇다고 아이가 하자는 대로 무조건 해 주어도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역시 이미 우리가 하고 있고, 알고 있는 행위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되도록 좀 더 잘하려면
'나에 대해 좀 심드렁 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나에 대해 좀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제안을 하는 것입니다.
이게 잘 되면 내가 편하게 되거든요.
(* 아, 이 '나에게 심드렁' 법칙은
'이쪽의 나'인 나에게도 해당되지만
'저쪽의 나'인 타인에 대해서도 역시 해당됩니다.
똑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