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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Jul 26. 2020

'문맹'과 다른 '문해맹'에 대하여

타인에게 적용하지 말고 스스로에게 적용하라

글을 읽을 수 없는 '문맹'과는 다른 '문해맹'이란 말이 있다. 


글을 읽을 수는 있지만 그 뜻하는 바와 맥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를 이르는 듯하다. (타인에게 함부로 쓰기에 좋은 말은 아니다. 타인에게는 쓰지 말자. 오직 스스로에게만 적용하기.)


'문해맹'에 대한 정의는, 보통은 이해력의 문제로 접근한다. 

그런데 여기서는 조금 다르게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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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맹을, '타인의 말이나 글을 보고 자기 식대로 마음대로 해석하고 또 자기 해석을 절대화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해력의 부족과는 조금 다른 의미이다.


남이 한 말이나 적은 글을 보고 "저건 이러이러, 저러저러한 말이군"이라고 확신하는데, 사실 그건 자기 생각이지 화자나 필자의 본래 뜻과는 상관없거나 아주 먼 경우인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문해맹은, 그래서 이해력의 문제이지만 동시에 '자기 생각의 쓸데없는 절대화와 고집'의 문제이기도 하다.


많은 경우 '상대방이 말한 그대로'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기가 나름대로 유추하거나 확대, 축소 해석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정확하다는 것을 유념하자. 이게 어려우면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이해해도 된다. 상대 말과 글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다.


물론 필요할 때는 당연히 유추도 하고 비유로서 재해석도 하고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만 그러면 된다. 많은 경우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하는 게 심플하면서도 정확하다. 본인에게도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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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를 든다면, 상대가 AAA라고 하면 AAA로 듣는 것이다. 필요치 않을 때 듣는 이가 자기 생각을 굳이 가미하여 AAB나 ABA로 혹은 aaa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 BBB나 CCC는 물론 더 말할 것도 없고.


물론 나 나름의 유추와 해석을 멈추어야 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계속 더 정확성을 키워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필수인 것은 첫째, 나의 유추와 해석을 사용하면서도 항상 '다른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둘째, 확실하지 않거나 의심스러우면 상대에게 직접 물어도 된다. 예의를 갖추어 상대의 본 뜻을 묻는 것은 전혀 실례가 아니다. 우선 이 두 가지만 잘 갖추어도 상대와 타인을 이해하는데 큰 오류가 없게 된다.


(# 다시 말하지만 필요한 때엔 얼마든지 능동적으로 유추와 재해석을 하자. 이 능력은 계속 키워 나가야 한다. 여기서는 그러한 나의 유추나 해석이 말하는 사람의 본래 뜻과 많이 달라지는 경우를 말한다. 그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그 구분은 스스로 해야 하며, 그 정확성은 삶 속에서 계속 훈련과 노력으로 점점 더 높여가야 한다. 멈추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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