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자신들만의 비판의 한계선을 가지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대부분은 마음을 열고 받아 받아들일 수 있으면서도 유독 어떤 지점, 어떤 사항과 내용에 대해서는 굳게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을 허락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자신의 공유한 가치관이나 관점이어서, 그것과 반대되는 것은 인정하지 못하며, 지키고자 하는 것이 허물어지거나 부정되거나 무시되는 것에 강한 반감을 가지는 경우다.
종교의 영역일 수도 있고, 역사의 영역일 수도 있다.
윤리나 도덕, 전통의 영역일 수도 있다.
인종의 영역일 수도 있고, 가치나 공정의 영역일 수도 있다.
학문적 관점이나 주장이 그 영역이 될 수도 있다.
사회 문제, 경제적 관점, 철학적 관점일 수도 있다.
정치나 제도의 영역일 수도 있고, 일상사의 영역일 수도 있다.
글자 그대로 '삶의 모든 영역, 인간의 모든 영역'에서 이 현상, 이 마음은 일어날 수 있다.
/
그러한 자기만의 관점, 주장, 신념, 믿음, 원칙 등을 가지지 말라는 말인가.
아니다. '원칙'은 좋은 도구이며, 필요함과 적절함에 따라 잘 만들고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문제는, 많은 경우 도구로 사용되어야 할 그 '원칙'이 어느 사이에 '절대'가 되어 원칙을 만든 이를 도로 지배하고 좌지우지하게 되는 데 있다.
/
자기가 만든 모종의 규칙, 원칙, 지켜야 할 선 등은 잘 만들고 잘 지키라.
다만, 그것마저도 끝끝내 '도구'임을 항상 기억하라.
애초에 그것을 만든 이유를 잊지 말라.
우리는 그 원칙들을 이용해 되도록 관계와 상황을 좀 더
질서 있고 유연하고 바람직하고 여유롭게 만들려 했던 것임을.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그 '만들어진 원칙'에 종이 되어
자신과 사람들이 아닌 '원칙'을 지키려 하며
오히려 자신과 사람들을 해치거나 고통을 주고 있지 않은지.
/
기억하라.
"자기가 허락하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함정이다."
필요성과 적절성에 따라 지킬 것을 주장하고 행하고 설득하되, 뭔가를 과도하게 지키려 할 때, 혹은 반대로 뭔가를 과도하게 허락하지 못할 때는
내가 생각의 함정, 믿음의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닌 지 스스로 살펴보아야 한다.
이 살핌이 '나'를 위해 유용하고,
타인과 세상을 위해서도 유용하다.
하여 필요하면 그 함정에서 빠져 나올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