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는 지나치게 진지하다
인간의 사유(생각)는, 근본적으론 모두 판타지이다.
다만, 좀 더 유용한 판타이지냐
무용한 판타지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
(이 유용과 무용 또한 때에 따라 가변적이며,
애초엔 없는 것, 즉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판타지를 어떤 '절대 사실' 혹은 '실체'로 여기는 것이
인간 종이 스스로의 사유 기능에 대해 가지는
가장 큰 효용이자 동시에 착각이다.
그러나 이것은
만들어진 사유가,
스스로를 '진짜'로 만드는
일종의 '자가 되먹임'.
'없는 것'이 만들어져
스스로를 '있는 것'으로 여긴다.
효율성과 효용성을 위해 필요한 기제이지만
사실은 무척 웃기는 혹은 가벼운 현상인데
우리는 지나치게 진지하게 임한다.
그 이유는
동시에 두 가지 부분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효용성을 위해 진짜로 여김'과
'애초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특성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하는.
(이것이 금강경의 '시명, 즉비'이다)
그리고 이 함정은, 단지 우리 인간에게
'효용성이 있으면 진짜이며 그것은 절대 사실이다'와
'만들어진 것이면 가짜이며 무용하다'는 식의
이원적 사고가 익숙하기에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다.
실제로는,
진짜와 가짜,
절대 사실과 환상,
유용과 무용
모두
서로 관계가 없다.
이러한 논의를 굳이 하는 이유는,
위에서 말한 혼동에 의해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고통이나 어려움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그에 대한 하나의 대처로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