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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May 07. 2016

감정에 대한 감정, '부정적인 2차 감정' 해결법

감정은 내가 아니라 내가 사용하는 도구이다

아래는 EBS 육아학교 Pin의 한 짧은 동영상이다. 제목은 '엄마의 마음의 방'이다. 먼저 동영상을 한 번 보자.
(재생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보이지만 PC에서는 클릭하면 바로 재생이 되고, 스마트폰에서는 클릭 후 정지 화면이 나온다. 그 정지 화면에서 오른쪽 아래의 'f' 아이콘을 클릭하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나의 감정으로 타인을 보는 오류


동영상의 내용은 이렇다. 엄마들도 내면에 마음의 방이 있어서, 아이의 감정적 행동에 자기도 모르게 과거의 상처, 트라우마 등으로 미해결 된 감정의 반응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아이의 감정이 아닌 '자기만의 마음의 방에서의 감정과 반응'으로 아이를 보게 되며, 결국 아이를 왜곡되게 대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 동영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이런 내용임을 알면 된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마음의 구조와 반응은 '엄마의 마음'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확장해서 봐야 한다. 모두가 나름의 마음의 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의 감정으로 타인을 보는 것이다. 또한 나의 감정으로 나 자신을 보는 부분도 함께 봐야 한다. 사실 타인만이 아니라 나 자신도 그 대상에 포함됨을 아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


영상 중에 '메타 감정'이라는 유용한 개념이 나온다. '감정에 대한 감정'으로 설명된다. 보통 '2차 감정 혹은 2차 화살'이라는 말로도 많이 설명된다. 필자의 글에서는 이 용어을 많이 사용해 왔다.




2차 감정을 먼저 처리하기.
근본적으론 1차 감정 처리하기.


보통 2차 감정이 2차 감정인 줄 모르고 빠져 들어서 문제가 된다. 혹은 1차 감정이 느껴질 때 그것을 부정하려 하거나 억누르거나 하는 식으로 발동 되는 것도 2차 감정이다. '아, 또 이걸 느끼네. 왜 자꾸 떠오르지. 싫어'하는 식이다. 그런 1차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 그리고 그런 자신을 허용치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1차 감정 처리앞서 메타 감정 혹은 2차 감정을 잘 처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방법은, 2차 감정이 2차 감정임을 눈치채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잘 인식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2차 감정 자체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2차 감정이 들 때 그냥 '그렇구나'하고 그대로 수용해 주는 것이다. 그냥 받아주고 '내가 그 사건, 그 1차 감정에 대해서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하고 자기 공감, 자기 수용을 해 주는 것이다. '같이 느껴주면 풀어진다'는 감정의 원리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2차 감정에 대한 불필요한 감정(주로 부정적, 저항하는)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1차 감정의 처리가 없어도 이 2차 감정만 잘 처리해도 많은 부분에서 좋아진다. 그리고 은연 중에 1차 사건, 1차 감정도 처리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필요한만큼 적극적으로 1차 감정, 1차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다. 2차 감정(아이와 타인에게 향하는. 그리고 자신에게 향하는)이 일어날 때, 위에서 말한 대로 '있는 그대로의 허락, 수용, 받아줌'을 통해 그 에너지를, 그 뇌신경망을 점점 풀어갈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그 2차 감정을 '본래 감정'이라 오해하지 말고 본래의 1차 감정 혹은 본래의 상황과 사건을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것'이다.


1차 감정, 1차 상황의 해소 역시도 본질적으론 같다. 전적인 이해와 수용이다. 물론 그냥 억지로, 의무적으로 무조건 이해하고 수용하는 건 당연히 아니다. 그건 되지도 않고 통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스스로의 자각과 이해에 의한 '통찰로서의 수용, 인지, 받아들임, 허용'이 있어야 한다.(그런데 사실 그런 통찰이나 근거 없이 '그냥 받아들임, 수용'을 해도 된다. 사실 우리가 치유 작업을 하는 이유는 그 '그냥'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근거를 만드는 셈이기도 하다)


이러한 작업은 혼자 할 수도 있고 또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즉 과거 사건, 과거 트라우마, 과거 감정의 건강한 해소이다. 만약 구체적인 상황, 사건, 경험 등이 생각나지 않더라도, 그것을 구체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더라도 지금의 2차 감정이 그러 연유로 나오는 것임을 의도적으로 알기만 해도 크게 도움이 되므로 그렇게 해 보자.




현재의 트라우마 실시간으로 처리하기의 중요성


앞서도 말했지만 '과거'를 구체적으로 해결, 해소하지 않더라도 '현재, 지금 여기'에서의 2차 감정, 메타 감정을 성숙하고 건강하게 처리, 해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으니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과거의 트라우마도 트라우마이지만, 과거의 트라우마의 의해 현재에 그게 다시 되새김질될 때 만들어지는 부정적 내적 경험들도 또 하나의 새로운 트라우마이다. 그래서 현재의 이 새로운 트라우마를 그대로 경험하고 다시 쌓는 게 아니라(실제 뇌신경망에 형성된다) 발생하는 즉시 실시간으로 처리해 버리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2차 감정의 처리방법이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알아챔, 눈치챔, 수용, 허용, 받아들임.


꼭 '과거의 처리, 내면의 처리'인 것만이 아니라 현재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트라우마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면 되는. 이게 사실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2차 감정만이 아니라 '현재에 경험되는 모든 상황'에 대해서도 그렇다.




감정 문제의 근본 해결책


나아가 1차 감정이든 2차 감정이든 감정 문제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해결은 '나의 감정이 내가 아님'을 알아채는 것이다. 즉 감정과의 동일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유일한 근본 해결책이며 다른 것은 모두 상대적 해결책이라 할 수 있다.(물론 상대적이래도 모두 유용하므로 할 수 있는 한 잘 활용하)


감정은, 나라는 배경(바다)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작은 파도일 뿐 결코 나 자신, 내 전체, 바다 전체가 아니다. 그래서 그러한 관점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모두 생생하고 느끼고 경험하되, 동시에 점점 가벼워지는 것이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고 전체가 아니고 절대가 아니므로.


감정은 사실 일종의 '신호등'이라 할 수 있다. 벌어지는 상황에 대한 나와 너의 나름의 신호등. 그래서 나는 그 신호를 제대로 보고, 잘 해석해서 가장 적절한 반응, 행동을 취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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