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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자기 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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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루 MuRu Oct 26. 2015

27. 사람이 다른 사람과 존재를 먹이는 이유

그들을 먹이는 것이 곧 내가 먹는 것임을

사람이 다른 사람을 먹이고, 

또 다른 존재를 먹이며 기꺼워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먹이는 것이 곧 내가 먹는 것임을 

실제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아이가 배부를 때 나도 배부르고
냥이와 개와 새들이 배부를 때 

나도 배부르게 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다른 사람들이 배부를 때 

내가 배부르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자기만 배불러야 

진짜 배부른 줄 느끼는 경우들도 있다.


이 경우도 '확장'은 가능하다. 


즉 내 육체만이 아니라, 

내 가족이, 내 공동체가, 

내 세력들이 배부르면 나도 배부르다.


다만, 이 경우엔 그 '나'의 범위가 항시 좁게 정해져 있다. 

그 범위를 벗어난 건 '나'가 아니다.

그래서 그 범위를 벗어난 이들이 배부를 때는 

'나'는 오히려 배가 고파지는 듯 느껴지고
그들의 배고픔을 보면서 

'나'는 그 허기를 함께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이것은 

실제 일어나고 있는 무엇을 

느끼지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하나의 '착각'이다.


인류가, 

어쩌면 있을 이번 문명의 시한부를 

넘어설 수 있는 여부는 

실제가 아닌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좁은 이 '나의 범위' 설정을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볼 수 있다.


이것은 새로운 능력의 습득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능력의 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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