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적 없는 자리로 돌아오기
'내'가 자유롭게 되는 게 아니라
'나'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것이다.
다시,
'나'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게 아니라
'나'라는 주체 설정 자체의 정체를 착파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 '자유로움' 자체와 상관 없어 지는 것이다.
/
'내'가 누구인가를 아는 게 아니라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착파하는 것이다.
다시,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 착파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주체 설정 자체의 정체를 착파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 '누구', '무엇' 자체와 상관 없어 지는 것이다.
/
'나'의 정체성, 구성 요소, 기억과 현 존재.
이 모든 것이
'주체'라는 설정을 전제로 할 때,
그것이 존재한다고 믿거나 받아들일 때
그에 연하여 발생하는 '설정의 설정'일뿐이다.
그 전에 먼저 일어난 최초의 설정을 착파해야 하는 마당에
그 설정의 설정을 아무리 찾고, 만들어 봤자
결국 허공의 꽃 혹은 무의미의 동어 반복이 될 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그 무의식적으로 전제한
'나'의 자유를 찾고,
'내'가 자유로워지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인지 찾거나 만들어도
그 게임은 끝나지 않는 것이다.
('나' 설정의 정체를 모른 채로
누가, 이 게임을 끝낸 자가 있는가?)
/
애초에 끝날 무엇이 없으므로.
허공 중에 만들어진 하나의 설정에 불과함으로.
유일한 해결책은,
그 허공성, 설정성, 무의식적 전제
그 자체를 깨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끝낼 것 없는 것이 끝난다.
떠난 적 없는 자리로 돌아온다.
/
실제 떠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론 떠날 자리도 없고.
결국 돌아올 자리도 없지만,
그걸 눈치챔으로써
'돌아온 것'과 같게 되기에
'떠난 적 없는 자리로 돌아오기'라는
표현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