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루 MuRu May 14. 2018

마음이 허하다고 고민하지 말라

마음은 본래 허한 것이고, 허함엔 아무 문제 없으므로

허한 마음을 채우려 하지 말라.

그 허함을 채우려는

어떤 노력과 시도도

결국 실패로 끝나므로.

(하지만 그것은 실패가 아니다)


마음은 본래 허하며,

그게 당연하고 괜찮은 것이다.


/


물로 무엇을 만들어도

끝끝내 물의 특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쇠로 무엇을 만들어도

끝끝내 쇠의 특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듯이,

마음으로 무엇을 만들든

마음의 특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마음은 본래 특성은

허한 것이다.


/


마음이 허해서 고민인가?


'허하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허무하다, 허전하다, 무기력하다, 외롭다,

잘 안 된다, 우울하다, 불안하다, 부정적이다 등등이다.


애초에 마음이란 것은

본래 존재하는 무엇이 아니라

허공 중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허공 중에서 만들어졌으므로

물이 끝내 물이고, 쇠가 끝내 쇠이듯이

마음은 끝내 허공일 수밖에 없다.


허공은 본디 허한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도 그러하다.


허함이 나쁘거나 안 좋은 게 아니다.

허한 것을 괜히 부정적으로 여기니

그것이 허무, 허전, 무력, 불안, 우울로

여겨지는 것뿐이다.


/


허공은 허공일 뿐이다.

허한 것은 허한 것일 뿐이다.


다른 말로 하면,

허공은 허공으로 꽉 차 있다.

마음은 허함으로 꽉 차 있다.

그렇다면 어디에 허무함, 허전함이 있는가?


/


마음은 허하여 텅 비어 있으므로

그 안에서 무엇이든 만들어질 수 있다.

지금 우리 마음이 그렇다는 말이다.


마음이 허하지 않고 이미 무엇으로 차 있다면

마음은 그것 외에 다른 건 만들 수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이 허한 것',

'허한 마음'은 좋은 것이다.

천만다행인 것이다.


/


그러므로

허한 마음에서 편안히 쉬기.

이것이 우리가 할 일이기도 하다.


허하고 텅 비어 있으므로

이제 그에서 무엇이든 만들어지는 것.


텅 빈 우주 속에서  

이 모든 은하와 별들이 형성되어 왔듯

텅 빈 내 마음에서 저절로

만들어져야 할 것들이 만들어질 것이므로.


/


심지어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않아도 된다.


내가 뭔가를 만들어 내거나,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므로.


허함, 허전함과 허무함은

다만 마음의 본래 상태일 뿐

잘못도, 죄도, 모자람도, 실패도 아니므로.


/


그러므로 또다시

허한 마음에서 편안히 쉬기.


그러면서,

자연스레 일어나는 마음속의 모든 것들을

잘 느껴주고, 잘 대접해 주고, 잘 진행해 주기.


비어 있을 때는 비어 있는 대로,

뭔가가 일어날 때는 일어나는 대로.


허한 것도, 뭔가 일어나는 것도

모두 아무 문제 없는 것이므로.

매거진의 이전글 '삶의 의미'는 어떻게 찾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